묻지마 상초 베팅 장기 투자는 외면

우수민 기자(rsvp@mk.co.kr)

입력 : 2024.08.16 18:06:30 I 수정 : 2024.08.16 18:21:54
기관 의무보유확약 급감



◆ 기로에 선 IPO ◆

최근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새내기주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당시만 해도 희망범위 상단을 웃도는 주문이 밀려들었다. 이에 대다수는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서 결정됐다. 하지만 물량 확보 경쟁에 비해 의무보유확약은 크게 저조해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엑셀세라퓨틱스는 희망범위(6200~77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원에, 이노스페이스는 희망범위(3만6400~4만3300원) 상단에 공모가가 결정됐다. 하지만 당시 투자 열기와 달리 모두 주가가 상장 당일 공모가 아래로 추락했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상장 주관사가 동종업계 다른 기업과 비교를 거친 다음 소폭 할인율을 적용해 예비 상장사에 책정한 일종의 '적정 가격'이다. 일단 희망범위보다 높게 쓰고 보자는 식의 '묻지 마 상초 베팅'에는 조금이라도 물량을 더 받겠다는 기관투자자들의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정작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엑셀세라퓨틱스가 4.50%, 이노스페이스가 1.99%에 그쳤다. 의무보유확약은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에도 일정 기간 보유하겠다는 자발적 약속이다. 통상 의무보유확약을 하면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이 묶이고 추후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에 그와 같은 부담까지는 지지 않는 셈이다.

의무보유확약이 늘어나면 당장 시장에 유통될 수 있는 주식 물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주가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엑셀세라퓨틱스의 뒤를 이어 지난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특수 변압기 기업 산일전기는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약 43% 상승 마감했다. 당시 수요예측에선 42.4%에 달하는 기관투자자가 의무보유를 약속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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