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싼 이자로 갈아타라 해놓고 오히려 더 받아”…서민 이자 부담 늘린 황당한 정책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입력 : 2024.11.07 18:55:06
지난 1월 도입한 대출 갈아타기
새 주담대 금리 추월에 취지 무색

정부 가계대출 억제 정책 펼쳐
은행 주담대 금리 인상에 영향
실적 자체도 8월 이후로 급감


‘비대면 갈아타기’ 금리가 신규 주담대 금리를 추월하며 도입취지가 모색해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는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에 모여있는 각 은행 현금 지급기 [이충우 기자]


서민 이자부담을 덜어주려고 도입한 주택담보대출 ‘비대면 갈아타기’ 금리가 오히려 신규 주담대 금리를 추월하면서 당초 도입취지가 퇴색했다. 이자부담을 덜겠다는 의도와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정책목표가 엇갈리면서 시장에 혼선을 준 셈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에 따르면 7일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는 일반 주담대 금리 하단보다 모두 높았다. 하나은행은 갈아타기 금리가 일반 주담대상품 금리 상단보다도 높았다. NH농협은행은 갈아타기 금리가 신규 주담대 하단 금리보다 1.03%포인트 높았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비대면 갈아타기 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지난 7월까지는 갈아타기 금리가 일반 주담대 금리와 같거나 낮게 책정됐다. 게다가 금융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은행별 금리를 비교하고 곧바로 갈아탈 수 있어 손쉽게 이자부담을 덜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은행에서 넘어오는 저금리 대출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금리를 속속 올리면서 갈아타기 상품을 도입한 취지가 무색해졌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도 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은 지난 7월 8667억원을 취급하면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금리상승과 함께 8월 실적이 6761억원으로 떨어졌고 9월 313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10월에는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 취급 실적이 613억원에 불과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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