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트럼프 관세 예고에 "즉각 단호히 대응"(종합)

폴란드 총리 "EU, 누구 뜯어먹으려 만들어지지 않아"佛 산업장관, 美 철강 관세에 "EU, 세이프가드 강화해야"
송진원

입력 : 2025.02.27 22:19:32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건물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파리·베를린=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송진원 김계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유럽연합(EU)이 강경하게 맞섰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EU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는 장벽에 맞서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U는 언제나 유럽 산업과 노동자, 소비자를 정당화될 수 없는 관세에서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EU에 대한 관세율을 묻는 말에 "결정을 내렸다.

그것을 매우 조기에(very soon) 발표할 것이고 일반적으로 말해 25%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자동차와 모든 것들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미국의 대(對) EU 무역적자가 연 3천억 달러(약 430조원·실제로는 작년 미국 통계 기준 2천356억달러)에 이른다면서 "EU는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 형성됐다"고 노골적으로 공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관세부과 관련 행정명령서를 들어보이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질 대변인은 이런 발언에 대해 "EU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 시장이며 이는 미국에도 이익이 돼 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크고 통합된 단일 시장을 구축함으로써 EU는 무역을 촉진하고 미국 수출기업의 비용을 줄였으며, 27개 회원국의 표준과 규제를 비슷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유럽에 대한 미국의 투자는 수익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EU 간 상품·서비스 무역이 연간 1조5천억 달러(약 2천15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EU와 교역이 미국에도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질 대변인은 "유럽은 대화와 개방, 호혜주의를 지지한다"며 "규칙을 준수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협력하겠다.

하지만 또한 모든 면에서 우리 소비자와 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역시 27일 미국의 관세에 EU가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완전히 부당하고, 또한 은밀히 우리의 경제 주권을 위협하는 관세로 유럽 경제를 공격하려는 자들에 맞서 우리 이익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엑스(X·옛 트위터)에 "EU는 누구를 뜯어먹으려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며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만들고 대서양 우정을 강화하기 위해 창설됐다"고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반박했다.

에리크 롱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AFP 통신에 "미국이 관세 인상을 유지한다면 EU도 똑같이 할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에게 G7(주요 7개국) 장관들이 "관세 전쟁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로 이어지며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케스투티스 부드리스 리투아니아 외무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하면 "필연적으로 EU의 보복 관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양측이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BNS 통신이 전했다.

유럽 철강 산업 미래 논의
(파리 AFP=연합뉴스) 이탈리아(좌)·프랑스·스페인(우) 산업장관이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철강 산업의 미래에 대해 회의한 후 회견하고 있다.2025.02.27

27일 오전 프랑스에서는 미국이 예고한 철강 고율 관세에 대응해 소규모 관계 장관 회의가 열렸다.

장관들은 유럽 철강 산업이 직면한 어려움, 탈탄소화 및 장기 경쟁력에 대한 과제 등을 논의했다.

마르크 페라치 프랑스 산업에너지 담당 장관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단호하게, 그러나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며 "철강 수입에 대한 EU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U 집행위 역시 내달 4일 '철강에 대한 전략적 대화'를 열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적용 시점은 내달 12일이다.

hwangc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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