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엔비디아 효과 無·실업 급증·트럼프 관세…혼조 출발

국제뉴스공용1

입력 : 2025.02.28 01:10:44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기술주 하락을 이끈 가운데 혼조세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과 실업자 수 급증을 시사한 신규 경제 지표가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63.62포인트(0.84%) 오른 43,796.74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14포인트(0.15%) 높은 5,965.2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75.76포인트(0.40%) 내린 18,999.50을 각각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날 혼조 마감한 바 있다.

엔비디아 실적 기대감이 기술주 반등을 지지한 가운데 트럼프 감세 정책에 웃다가 관세 불확실성에 우는 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2거래일 연속 상승세에서 하락 전환했다.

그러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상승폭을 좁힌 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었다.

이날 시장은 개장 직전 나온 트럼프 발언과 신규 실업지표, 엔비디아 실적 여파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멕시코·캐나다 대상 25% 관세 조치를 당초 계획대로 '한 달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내달 4일 발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백악관서 열린 2기 첫 각료회의에서 4월 2일 발효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양국이 미국 불법 입국 및 마약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행 강행 배경으로 설명했다.

트럼프는 "중국에도 내달 4일부터 10%포인트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4월2일 상호관세 부과 시점은 그대로 유효하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16일~22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 24만2천 명으로, 직전주 대비 2만2천 명 증가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예상치(22만1천 명)를 웃돌면서 직전주 대비 증가폭이 매우 가팔라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완전고용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간주하며 인플레이션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공개한 실적 보고서를 통해 자체 회계연도 2025년 4분기(11월~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39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도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난 89센트를 기록했다.

시장예상치(382억 달러, 84센트)를 각각 상회한다.

현 분기 매출 전망 430억 달러도 시장예상치(417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상승 기미를 보였었다.

그러나 이날 4%에 가까운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작년 10월 실적 발표 때와 유사한 반응이다.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전문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경제매체 CNBC는 엔비디아 실적이 지속적인 수요를 반영하고 있으나 매출 증가폭은 최근 7개 분기 중 가장 작다고 지적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애플만 상승세,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테슬라는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엔비디아 칩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 주가는 4%대, 브로드컴과 AMD는 1% 이상 밀렸다.

생사기로에 섰던 AI 서버 제조기업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전날 주가가 12.23% 오르며 기사회생 기대를 모았으나 이날 10% 이상 반락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마감 시한이 연장된 작년 재무 보고서를 제출하고 나스닥 상장 폐지 위기를 모면했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로 유명한 제약사 모더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금 지원 중단을 검토 중인 소식이 전해져 주가가 4% 이상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의 기업용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는 전날 장 마감 후 시장예상에 못 미친 작년 4분기 매출과 실적 전망을 내놓아 주가가 2% 이상 뒷걸음쳤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이베이는 현 분기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에 미달해 주가가 8% 이상 하락했다.

반면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솔루션 기업 스노우플레이크는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주가가 8% 이상 뛰었다.

글로벌X 리서치 분석가 아이도 캐스파이는 "엔비디아 매출 성장이 둔화됐으나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력함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그는 "이처럼 강력한 실적은 중국 딥시크를 비롯한 신흥 경쟁업체가 촉발한 잠재적 위축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FTSE지수는 0.19% 오른 반면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54%, 독일 DAX지수는 1.22% 각각 밀렸다.

국제 유가는 오름세다.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2.11% 높은 배럴당 70.07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92% 오른 배럴당 73.92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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