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협상 잘 돼도…미중 관세전쟁시 韓성장률 0.5%p↓ 전망"
씨티 보고서…"상호관세 15%p 내려도 실효관세율 하락 6.7%p뿐""관세전쟁 계속되면 韓 기준금리 내년 말 연 1.00% 전망…7회 인하"
민선희
입력 : 2025.04.23 06:05:14
입력 : 2025.04.23 06:05:14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서로 100% 넘는 관세를 부과하는 현재 관세 전쟁 국면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약 0.5%포인트(p)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통상 협상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한미 간 통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미·중 간 갈등이 계속된다면 관세가 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 미국이 한국에 10% 상호관세, 미·중 간 100% 넘는 상호관세 유지 ▲ 미국이 한국에 25% 상호관세, 미·중 간 100% 넘는 상호관세 유지 ▲ 미국이 한국에 10% 상호관세, 미국이 중국에 60% 상호관세 부과(보복 관세 없음) 등 세 가지 무역 협상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통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기존 25%에서 기본관세 수준인 10%로 15%p 낮아지더라도, 실효 관세 하락은 6.7%p(20.7%→14.0%)에 불과하다.
한국의 대미 수출 중 자동차·부품 비중이 34%에 달하는데, 자동차·부품은 25% 품목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씨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씨티는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모델을 활용해 통상 협상에 따른 관세 충격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이 올해 2분기부터 서로 100% 넘는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한국 성장률이 0.5%p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시나리오 1(한국 상호관세 10%)에서 2.2%p, 시나리오 2(한국 상호관세 25%)에서 2.3%p 낮아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충격이 성장률을 끌어내리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는 가팔라진다.
씨티는 시나리오 1과 2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 연 2.75%에서 내년 말 1.00%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총 1.75%p, 0.25%p씩 내린다고 가정하면 7회 인하다.
미·중 간 관세 갈등이 완화하는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 타격이 줄어든다.
씨티는 시나리오 3(한국 상호관세 10%, 중국 상호관세 60%)에서 관세 충격으로 인한 한국 성장률 영향을 올해 -0.2%p, 내년 -0.9%p라고 추산했다.
이 경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폭은 총 0.75%p로, 내년 말 최종금리 수준은 연 2.00%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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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씨티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충격 영향을 올해 성장률 전망에는 일부 반영했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는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며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절반으로 낮췄다.
블룸버그가 이달 10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42개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41% 수준이다.
0%대 전망도 늘어나는 추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0.7%), 캐피탈 이코노믹스(0.9%), 씨티그룹(0.8%), 하이투자증권(0.8%), IM증권(0.8%), ING그룹(0.8%), JP모건(0.7%) 7개 기관이 한국 경제가 올해 1%도 채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한은도 다음 달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 2월 전망 당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1.5%를 제시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정책 나온 것을 보면 2월 전망 당시 가정한 시나리오는 너무 낙관적"이라며 "1분기 정치적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됐고 대형 산불 등 이례적 요인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률은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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