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자금으로 창업했지만 서울서 사업화…스타트업 '쓴소리'

침수 예방 'A형 거름망' 시제품 설치 세종은 거절, 서울은 선제안세종 스타트업 대표 "청년 잡으려면 적극 행정 필요"
양영석

입력 : 2025.07.09 15:46:55


엠티스퀘어가 만든 배수구 A형 거름망
[양영석 기자]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창업 지원 제도는 참 좋은데, 딱 거기까지만 돼 있다.

세종 공무원들이 변화를 참 싫어한다" 세종시와 지역 창업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아 창업·사업화에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가 9일 세종시의회에서 열린 '청년창업 소통데이'에 참석해 소극적인 행정을 보인 세종시 공무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침수예방 도로용 스마트 배수장치를 만들어 서울시, 공기업 등에 납품하고 있는 엠티스퀘어 김시현 대표는 이날 자사 제품 설명과 함께 창업 과정에서 느낀 공무원 사회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세종시의회에서 열린 기술창업 소통데이
[양영석 기자]

김 대표와 동료들이 만든 배수장치는 기존 단면 형태의 거름망과 달리 배수구 안에 A자 형태의 거름망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통수 단면적을 극대화해 배수가 잘되는 장점이 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에 재학 중인 김 대표는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시제품 제작, 특허 등록 등 모든 창업 단계를 세종시에서 지원받았다.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사무실을 제공했다.

A형 거름망 시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500만원 등 지금까지 지원받은 금액만 8천만원이 넘는다.

그러나 그다음 단계는 없었다.

김 대표는 세종시의 지원을 받고 발명한 A형 거름망을 세종에 먼저 설치하고 싶었다.

시제품을 관내 배수구에 무료로 설치하려고 지난해 7월께 세종시 도로과 공무원을 찾아갔지만 거절당했다.

아직 침수된 곳이 없어 침수되면 고려해보겠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 공문을 통해 제품을 설명하는 자료를 환경부 물관리 담당 부서에 보냈지만 반응이 없다고 한다.

제품 성능을 직접 검증해보고 싶은 생각에 몰래 도로변 배수구 사이즈를 측정하다가 간첩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불려가 2번이나 조사받아야 했다.

A형 거름망의 가능성을 먼저 알아본 것은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이었다.

창업경진대회에서 A형 거름망을 본 진흥원과 서울시 제안으로 지난 3월 석촌호수 벚꽃축제에 대비해 송파구 호수 변 배수구에 A형 거름망을 시범 설치했다.

김 대표는 세종시 돈으로 만든 시제품을 서울에 먼저 설치한 것이 지금 생각해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침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한 서울시는 송파에 이어 영등포, 서초구 등 다른 자치구로 A형 거름망 설치를 확대해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서울서 먼저 일감을 따내면서 세종지역 청년 3명도 모두 서울 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배수 능력이 검증된 A형 거름망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최근 추가 지원을 약속하며 본사를 서울로 이전할 것을 제안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김 대표는 "세종시 공무원들이 정말 변화를 싫어하고 그런 부분은 서울보다 더 심한 것 같다.

새로운 도전에 열린 마음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떠나는 청년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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