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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쿠비토 대사 인터뷰…"한국 새 정부, 아프리카와 교역 5%까지 확대했으면""르완다는 아프리카 진출의 전진기지…한국 화장품, 자동차 등 대륙 맞춤형 R&D·제조 희망"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노재현 기자 = 바쿠라무차 은쿠비토 만지(53) 주한 르완다 대사는 16일 한국과 르완다가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은쿠비토 대사는 이날 서울시 종로구 연합뉴스 빌딩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혁신을 통해 경제를 탈바꿈한 한국의 성공은 우리(르완다)의 야망을 계속 끌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사이버 보안, 디지털 무역, 친환경 교통수단 등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며 르완다가 한국 기업 KT의 도움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환경을 구축한 나라 중 하나가 됐다고 언급했다.

르완다 국민 1천350만명의 97%가 4G LTE에 접근할 수 있다.

그는 르완다에서 병원 내 AI 활용, 드론(무인 항공기)에 의한 의료품 배송, 디지털 기술을 통한 교육 접근성 강화 등으로 ICT가 많이 쓰인다며 "이런 노력은 기술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르완다의 신념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놀라운 발전 과정은 르완다에 계속 영감을 주고 있다"며 "전쟁 후 한국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르완다도 장기적 번영의 엔진으로 인적 잠재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ICT 강국으로 꼽힌다.

2023년 한국에 부임한 은쿠비토 대사는 23년간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ICT 전문가 출신이다.

은쿠비토 대사는 르완다가 한국과 협력을 바라는 다른 분야로 보건, 바이오 기술, 신약 연구, 친환경 에너지도 거론했다.

그는 한국의 새 정부가 아프리카와 교역 규모를 확대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은쿠비토 대사는 "르완다를 비롯한 아프리카는 오늘날 한국의 전략적 동반자라고 믿는다"면서 "대부분의 세계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지만 아프리카는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전체 무역에서 아프리카 비중이 현재 1.5% 수준에서 5%까지 올라간다면 한국의 글로벌 위상도 제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완다는 국민의 80%가 문해력이 있을 정도로 교육 기반도 우수한 만큼 특히 한국산 화장품, 전자, 의약품, 자동차 등 아프리카 현지 맞춤형 제조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진입을 위한 전진 기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르완다가 회원국인 동아프리카공동체(EAC) 인구만 약 3억5천만명에 달한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내륙국으로 대한민국의 4분의 1 크기이지만, 연간 경제 성장률이 8%를 웃돌 정도로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르완다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관심이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은쿠비토 대사는 "새마을운동은 르완다의 발전 방식과 철학적 뿌리를 깊이 공유한다"며 "양쪽 모두 자립과 공동체 의식, 규율에 따른 발전을 강조한다"며 "르완다에서는 새마을운동에서 영감을 받은 프로젝트가 농업 현대화, 마을 인프라 개선, 지역 리더십 강화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웃으면서 자신도 르완다판 새마을운동에서 매주 토요일 마을 앞길 청소에 참여한 적이 있다면서 지금은 청소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르완다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또 르완다는 여성의 정치 참여가 돋보이는 국가다.

하원의원 중 여성이 60%가 넘고 여성 상원의원 비율은 약 40%나 된다.




은쿠비토 대사는 "르완다가 세계적으로 여성의 정치 참여를 선도하는 점이 자랑스럽다"며 "이런 관리 방식 모델은 교육, 보건 및 경제적 역량 강화에서 결과를 향상했다"고 말했다.

르완다 국민 중 여성 인구가 절반이 조금 넘는데 이를 방치하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면서 전통적으로 르완다에서 국왕이 즉위하면 모후가 자문관을 담당하고, 나라의 관리 배우자도 비슷한 역할을 할 정도라고 그는 소개했다.

르완다는 끔찍한 제노사이드(대량학살)를 경험했지만, 종족 간 화합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

르완다에서는 1994년 다수 종족인 후투족이 소수 종족 투치족 등을 학살하면서 100일 동안 8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르완다 정부는 전국 곳곳에 제노사이드 추모관을 세워 희생자를 기리면서 진상규명 뒤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보다 용서와 화해에 방점을 뒀다.

은쿠비토 대사는 "어떤 반목이 있을 때 혐오를 조장하면 사회가 무너진다"며 "공통의 목표와 비전, 법치가 있고 국민을 평등하게 대한다면 나라를 함께 되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국에선 국민들이 출신 종족에 상관 없이 법 앞에 평등하고 국민 98%가 국민보험에 들어 암과 만성질환 등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르완다의 해외 반체제 인사 탄압 논란 등에 대해서는 아프리카를 여전히 과거 식민지 시각에서 내려보는 서구의 음해라고 일축하면서 "사람과 교육 등에 집중해 새로운 아프리카를 얘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ungjin@yna.co.kr, nojae@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