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 등 내년부터 적용 방침조만간 설명회 개최…책임경영·주주가치 제고 취지
강태우
입력 : 2025.07.20 06:01:02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 등 삼성전자 계열사들이 최근 삼성전자가 도입한 임원 대상 장기성과인센티브(LTI)의 '주식기준 보상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대법원 최종 무죄를 확정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그룹 차원의 위기 극복을 위해 계열사 임원들의 책임경영까지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 등은 내년부터 임원들에게 LTI로 지급되는 현금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이와 관련한 임원 대상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LTI는 만 3년 이상 재직한 임원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 경영실적에 따른 보상을 향후 3년 동안 매년 나눠서 지급하는 제도다.
성과에 따라 평균 연봉의 0∼300%가 책정된다.
주식보상 제도 도입으로 해당 계열사 임원들은 LTI의 50% 이상을 자사주로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LTI 내에서 상무는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로 자사주를 각각 선택해 받게 된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계열사들이 임원 LTI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은 임원의 업무 목표를 더욱 명확히 하는 등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과급·인센티브를 주식과 연동할 경우, 임원들의 실적 개선과 주가 관리, 주주 중시 경영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임원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주식과 연동하기로 한 데 이어 4월 LTI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성과급을 주가 및 경영 성과에 연계해 임원이 회사의 기업 가치 제고와 장기 성과 창출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회사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직접적인 동기를 부여해 중장기 회사·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주주가치 제고 및 임직원 주식 보상을 목적으로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1차로 매입한 자사주 3조원어치는 지난 2월 전량 소각했으며, 이어 2월에 추가로 매입한 자사주 3조원어치 중 2조5천억원을 소각할 예정이다.
또 지난 8일 자사주 3조9천억여원어치 추가 매입 방침을 밝히면서 10조원 매입 계획을 마무리했다.
이번 제도 도입은 최근 논의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직접적인 자사주 소각은 아니지만 성과급이나 인센티브 명목으로 부여된 자사주가 일정 기간 이후 시장에 유통되는 과정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자사주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간접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