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 장기물 위주 상승…"美인플레·내년 예산안 영향"

증권가 "10월 이후 국고 발행 감소·주요국 개입 가능성에 안정화할 것"
임은진

입력 : 2025.07.20 06:05:01


국고채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최근 글로벌 장기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국고채 금리도 장기물 위주로 상승하고 있다.

2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873%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6.8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18일에는 저가 매수세로 금리가 하락했지만, 전날인 17일에는 2.905%를 기록하며 3%에 육박했다.

하반기 들어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상반기 대비 후퇴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대체로 오르고 있지만, 장기물의 상승 폭이 단기물에 비해 두드러진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과의 금리차는 같은 기간 33.0bp에서 39.9bp로 확대됐다.

17일에는 42.6bp까지 벌어졌다.

외국인 투자자의 10년 국채 선물 매도세도 장기물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2만2천529계약 순매도했다.

증권가는 이 같은 상승 배경으로 먼저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금리 움직임에 대한 동조화를 꼽는다.

최근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영향이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발표됐지만, 자동차를 제외한 의류와 가구, 가전 제품, 오락 용품 등 대부분의 상품 항목의 물가가 전월 대비 상승률이 가속했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대표적인 내구재 상품으로 중국산 수입품의 비중이 작지 않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 경계심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7일(현지시간) 기준 4.4530%로, 전월 말 대비 22.4bp 상승했다.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는 5.0090%를 기록하며 5%를 넘어섰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해임설도 장기 국채 금리를 올렸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 경계심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4.4%를 중심으로 등락하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본도 2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과반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장기물 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야당에 유리한 선거 결과가 나올 경우 부가가치세의 점진적 폐지와 같은 공약이 일본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며 "일본의 장기 금리 상승이 글로벌 장기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증권가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물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2026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채권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적자 국채의 발행 규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100조5천억원에 2025년 예산안 기준 국채 발행 증가분 78조3천억원 등을 더하면 2026년 국채 발행 규모가 약 235조4천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그는 내년에 경기가 개선되면 이에 따른 추가 국세 수입이 14조9천억원 발생할 수 있으며, 증시 호황 및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증권거래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날 경우 국채 발행 규모는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도 "현 정부의 경기 부양 및 확대 재정에 대한 의지가 강한 점을 고려할 때 내년 적자 확대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총지출 증가율이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 국세 수입 등의 총수입 증가분이 국채 발행 부담을 일부 완화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최근의 장기물 금리 상승 추세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대비 낮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7∼9월 국고 발행 집중은 국고 매수 기관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이라면서도 "중기 이상의 투자 시계를 고려할 경우 고금리 상황은 분명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10월 이후부터는 월간 국고 발행량이 점진적 감소할 수 있으며,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병행, 장기채 금리 급등에 대응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채권 시장 개입 등 보완 대책까지 나온다면 국고 금리는 3분기 고점 이후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ngin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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