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가계대출 절벽 오나…5대銀 증가목표 약 3.6조 축소될듯

'50% 감축' 제출하고 당국과 조율…"집단대출 등에 소극적태도 불가피" 이달 가계대출 하루 1천520억원씩↑…6월의 68%까지 회복
신호경

입력 : 2025.07.20 06:01:00


하반기 가계대출 절벽 오나…5대은행 증가목표 약 3.6조 축소될듯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2025.6.15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5대 시중은행의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목표가 3조∼4조원 줄면서, 금융소비자가 느끼는 대출 문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6·27 대책' 발표 이후 주춤했던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는 만큼 정부와 은행권의 강력한 대출 규제 기조도 하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 은행권 "하반기 증가목표, 은행별로 50% 감축±α" 예상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 11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료요구·제출시스템(CPC)을 통해 하반기 새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요청받고 최근 새 목표치를 제시했다.

대부분 은행은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 당시 당국이 언급한 지침에 따라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액을 올해 초 설정했던 규모의 약 절반으로 줄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초 목표로 잡은 연간 증가액의 반 정도가 하반기에 배정됐고, 이 목표액의 50%만 제출했으니 올해 하반기 증가 목표는 기존 연 증가액의 4분의 1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6·27 대책 발표 전 5대 은행은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정책대출 제외)을 약 14조5천억원, 하반기 7조2천억원 정도로 잡았다.

그러나 이번에 제출된 관리 목표는 약 3조6천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스스로 제출한 목표만으로도 3조6천억원 정도 가계대출 여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아직 당국과의 조율이 끝나지 않아 은행별로 구체적 목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가계대출 실적에 따라 축소율이 차등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경우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액이 당초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축소율이 50%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반대로 상반기 목표를 넘어선 은행들은 50% 이상 줄이라는 당국의 피드백을 받을까 봐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4분기에 감축 목표 달성 압박 커질 것" 이처럼 당국과 은행권의 깐깐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이어지면, 실수요자라도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규제 발표에 앞서 6월 27일까지 부동산 계약을 마친 고객은 종전 규정으로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고객의 가계대출 신청 건은 대부분 3분기 가계대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은행은 하반기 증가 폭을 절반 정도로 줄여야 하는 만큼 결국 4분기에 목표 달성 압박이 커지면서 가계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주비, 중도금, 잔금 등 하반기 예정된 집단대출에서도 은행들이 금리를 더 높여 제안하는 등 소극적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진행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서도 18개 국내 은행의 3분기 가계 주택대출,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 태도 지수는 각 -31, -22로 2분기(-11·-11)와 비교해 뚜렷하게 '태도 강화' 전망이 늘었다.

은행이 대출에 더 깐깐해질 것으로 예상한 은행권 여신 총괄 책임자가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가 7월부터 도입되는 데다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 추가 시행되면서 가계 주택 관련 대출, 신용대출 모두 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엄격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커질지는 결국 집값과 주택거래가 얼마나 안정을 찾느냐에 달렸다는 분석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총량 목표가 급감하면 하반기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필요한 고객이 충분히 대출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주택매매가 크게 줄어들면 가계대출 수요 자체가 새 총량 목표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축소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추이(단위: 억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25년2월말 3월말 4월말 5월말 6월말7월17일
가계대출
잔액
7,367,5197,385,5117,430,8487,480,8127,548,3487,574,194
전월비
증감
30,93117,99245,33749,96467,53625,846
1일평균
증감
1,1055801,5111,6122,2511,520
주담대
잔액
5,833,6075,856,8055,894,3005,936,6165,994,2506,017,728
전월비
증감
33,83623,19837,49542,31657,63423,478
신용대출
잔액
1,019,5891,016,0631,024,9311,033,1451,044,0211,046,030
전월비
증감
-493-3,5268,8688,21410,8762,009
◇ 주택담보대출 신청 승인, 지난달과 비슷한 규모 이달 초 전월의 40% 수준까지 떨어졌던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중순 이후 다시 빨라지는 추세다.

아직 대출 수요 급감을 기대하기 이르다는 의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7조4천194억원으로, 6월 말(754조8천348억원)보다 2조5천846억원 불었다.

하루 평균 증가액이 1천520억원으로, 6월(2천251억원)의 68% 수준이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이달 말까지 4조7천억원 정도 가계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6조7천536억원)의 70% 규모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이 6월 말보다 2조3천478억원 늘었다.

6월(1천921억원)의 약 72%인 하루 1천381억원꼴이다.

더구나 가계대출 집행의 선행지표인 은행별 대출 신청 승인 규모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이 불었던 6월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이달 들어 17일까지 A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청 승인(서류접수 후 심사 완료 기준) 건수와 금액은 각 5천913건, 1조6천478억원으로 하루 평균 348건, 969억원씩 승인이 이뤄졌다.

6월 일평균(293건·746억6천만원)보다 오히려 많다.

B 은행에서는 이달 하루 597건, 1천398억원꼴로 주택담보대출 승인이 이뤄졌는데, 지난달 635건, 1천745억원보다 각 6%, 20%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6·27 대책 실행(6월 28일)에 앞서 몰린 가계대출 신청 건이 이달 들어서도 순차적으로 승인되는 데다, 6월 27일까지 이뤄진 주택매매 계약은 기존 기준대로 대출이 가능한 만큼 최근에도 꾸준히 신청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A은행 주택담보대출 신청 승인 건수·금액 추이(단위: 건, 억원)
※ 신청 승인은 서류접수 후 심사 완료 기준.

'25 2월 3월 4월 5월6월 7월(∼17일)
건수6,7706,4347,3547,4958,7905,913
금액15,65514,29816,58617,83022,39916,478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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