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필리조선소 "美 해군 전투지원함 프로젝트 참여 논의중"
필리조선소 CEO "이미 정보제공요청서 2∼3개 제출해 입찰 진행"필리조선소장 "현재 1년 1.5척 건조능력, 5년 안에 10배 늘릴 것"
박성민
입력 : 2025.07.20 12:00:11
입력 : 2025.07.20 12:00:11

(필라델피아=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데이비드 김 한화 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7.16.min22@yna.co.kr
(필라델피아[미 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한화그룹이 인수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운영 중인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 해군과 미국 전투지원함 건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열린 필리조선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해군의 전투함뿐 아니라 전투지원함 건조에 쓸 추가 국방 예산 200억 달러(약 27조8천억원) 이상이 이미 승인됐다.
상원과 하원은 이 예산 세부 집행을 논의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중 일부 지원함은 우리가 건조할 수 있는 유형의 함정"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그 프로그램(입찰)을 따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CEO는 또한 "우리는 말만 하는 게 아니다.
이미 해군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제공요청서(RFI) 2∼3개를 제출했으며,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며 "정부는 예산을 승인하고 있고, 우리는 지금 사업 신청과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1억 달러(약 1천400억원)를 투자해 필리조선소 인수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3천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 등의 건조로 사업 영업을 확장함과 동시에 해군 함정 블록이나 모듈 공급에 이어 미래에는 해군 함정 건조까지 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김 CEO의 언급대로 해군 프로젝트 입찰에 성공하면 한미 간 일반적인 조선 협력을 넘어 해군 함정 협력까지 조기에 이루는 성과를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김 CEO는 "우리가 대화한 (연방 정부, 주 정부, 연방 의회, 해군 등) 모든 사람은 우리를 지원해주고, 우리가 해군 함정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를 원하고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전했다.
그는 훌륭한 인력 제공과 보조금이나 세금 감면, 세액 공제 등 재정적 도움, 시설 확장에 대한 조속한 허가 등을 구체적인 도움으로 거론했고, 특히 "미 해군이 우리를 도와주려는 특정 프로그램을 두고 그들과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는 재정 지원이 아니지만 해군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필라델피아=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이종무 한화 필리조선소 조선소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7.16.min22@yna.co.kr
이종무 필리조선소장은 이와 관련, "국방 예산은 전투함,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에 편중돼 있지만, 전투를 하려면 선단(Fleet)이 나가야 하는데 공격 함정만 있어서는 전투가 안 되고 지원함들이 붙어 있다"며 "그런데 지금 (미국의) 지원함 건조 능력이 약화해 있고 (시기도) 뒤처져있다.
그러니 지원함을 빨리 건조해줄 수 있다면 이를 상업화해서 외국 기업에도 발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필리조선소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선박 생산능력 향상을 꼽았다.
이 소장은 "현재 1년에 1.5척이던 건조 능력을 올해 안에 2배로 늘릴 수 있다.
또 2030년까지 5년 안에 10배를 생산할 수 있다"며 "지금은 물음표가 있지만 2∼3년 안에 이런 속도를 증명해내면 기회를 줄 것이라고 분명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필리조선소는 인수 후 선박 건조시설 현대화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김 CEO는 "우리가 인수하기 전 회사는 사업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필리조선소가 쓴 돈보다 더 많은 투자를 했다.
그리고 올해는 지난 10년간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투자는 향후 10년간 미국 정부가 250척의 전략상선단을 구축하고, 2047년까지 미국산 선박의 LNG 수출 운송 비중을 최대 15%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이른바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이 지난 118대 의회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다가 지난 5월 119대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재발의되는 등 미국이 글로벌 패권 경쟁국인 중국의 조선업 부상에 대응하려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집권 2기 취임 후 미국 조선업 재건 관련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동맹국으로부터 선박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향후 미국 내에서 신규 선박 수요가 상당해질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필라델피아[미 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필리조선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김 CEO는 "사람들이 필리조선소를 살 선견지명이 있었느냐, 아니면 운이 좋았느냐고 묻는다면 한화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에 필리조선소를 살펴봤다는 것이며, 이는 세계화 전략의 일환이었다"며 "이제 선박법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당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필리조선소에 이처럼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선박 건조에 필수인 철강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CEO는 이와 관련, "일부 계약에서는 관세를 우리가 물어야 하지만, 실제 우리 계약의 약 50%는 관세를 (발주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서 구체적 계약에 따라 차이가 있다"며 "일부 계약에서는 관세 영향을 반영해 철강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이것이 기본적으로 우리가 관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min22@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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