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죽으면 내 재산은 어떡하지”…‘유언장 대신 신탁’ 고령화 시대 뉴노멀된다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입력 : 2025.07.20 18:00:30 I 수정 : 2025.07.20 18:36:45
유언대용신탁 가입 기준 수십억→1천만원 확 낮아져
생전엔 본인 수익, 사후 상속…은행들 44조 시장 격돌


[사진 = 픽사베이]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사후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유언대용신탁에 자금이 몰리고, 은행들은 문턱을 낮추며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십억 원 자산가만 가입할 수 있었던 유언대용신탁 가입 기준이 최근 1000만원까지 낮아졌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들어 10억원이었던 가입 기준을 1000만원 이상으로 대폭 낮춘 대중형 상품을 내놨다. 가장 먼저 이 시장에 진출한 하나은행은 100만원 이상부터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아예 가입제한을 없앴다. NH농협은행은 최소 가입 금액을 3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내렸다. 우리은행은 9월부터 유언대용신탁 최소 가입 기준을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살아 있을 때 금융기관에 자산을 맡기고 운영하다가 사망한 후에는 정해진 대로 재산이 상속되도록 도와주는 상품이다. 가입자 사망 후에 효력이 발생하는 종전 유언신탁 상품과 달리 살아 있을 때부터 신탁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증권사들도 유언대용신탁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8일 유언대용신탁 컨설팅 브랜드 ‘삼성증권 헤리티지’를 내놓으며 영토 확장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도 오는 31일 유언대용신탁 첫 상품을 출시한다. 신영증권은 2017년 ‘패밀리 헤리티지 서비스’를 출범하며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해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속 재산은 44조517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2007년 이후 7배 급증했다. 이 기간 상속세 결정 인원은 2603명에서 2만1193명으로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고령화로 치매 고위험군과 상속 분쟁이 늘고 있는데 고령가구 자산의 80%는 부동산에 쏠려 있다”며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소액신탁에 세제 혜택을 주고 온라인 기반 신탁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유언대용신탁

고객이 맡긴 현금·부동산·주식 등을 생전에는 본인을, 사후에는 가족이나 제3자를 수익자로 지정해 운용과 함께 안정적인 재산 승계를 돕는 상속 전용 상품. 사후에만 효력이 발휘되는 유언신탁과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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