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날 '장수 보고서' 전남 보성·고흥, 전북 고창順 100세 맞은 어르신 10년새 2배 尹 "자유위한 헌신 기억할것"
노인의 날 … 무료급식소엔 긴 줄 노인의 날인 2일 점심 시간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올해 100세를 맞은 노인만 2623명이며 현재 100세 이상 인구는 총 8929명에 달한다. 이승환 기자
올해 100세 생신을 맞는 김택수 어르신은 1923년 강원 원주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원주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 토박이다. 38년 전 원주농업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한 그는 요즘도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조깅과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디지털 실버족'으로, 식사를 손수 준비하고 여전히 운전대를 쥘 정도로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정부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김 어르신을 포함해 건강한 100세를 맞이한 2623명에게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장수지팡이 '청려장'을 전달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의 자유와 번영은 어르신의 피와 땀 덕분"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올해 100세를 맞는 노인들에게 선물한 청려장은 명아주라는 풀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70세, 80세가 넘은 노인들에게 나라와 임금의 이름으로 하사돼왔으며 장수를 축하하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올해 청려장을 받은 이들은 주민등록상 100세가 됐거나 주민등록상 나이와 다르지만 실제 나이가 100세로 명확하게 확인된 노인 2623명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550명, 여자가 2073명으로 집계됐다. 100세를 맞는 노인은 해마다 점점 늘고 있다. 10년 새 2배 증가했다. 2013년엔 1264명이었지만 2015년 1432명, 2019년 1550명을 기록했다. 이후 2021년엔 2013명으로 2000명대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도 2398명으로 집계됐다. 100세 이상 초고령층도 증가하고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4232명이었던 100세 이상 인구는 2021년엔 6518명으로 6000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엔 6922명이었다.
작년 기준 국내 최고 장수마을은 전북 무주군이다. 무주군은 10만명당 100세 이상 인구가 73.2명으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전남 보성군(70.2명)과 고흥군(57.9명), 전북 고창군(56.8명), 경북 영양군(53.4명)이 장수마을로 꼽혔다. 상위 10곳 중 5곳이 전라도였는데, 산간이나 바닷가에 장수 노인이 많았다. 반면 10만명당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은 경북 울릉군으로 0명이었다. 울산 남구(3.3명), 경기 오산시(3.5명), 울산 중구(4명), 부산 사상구(5명)가 뒤를 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제27회 노인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어르신들께 경의를 표한다"면서 "공산 세력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해 성장의 기틀을 세운 어르신들의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