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높으면 골 깊다더니”...급등 배터리 관련주 급락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3.09 16:15:50 I 수정 : 2023.03.09 17:12:11
에코프로비엠
최근 급등한 2차전지 관련주가 9일 급락했다.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모델Y 결함 이슈로 약세를 보이면서 2차전지주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2.3%, 2.9% 하락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종가는 54만9000원, 삼성SDI는 73만2000원 수준이다. 올해 급등한 2차전지의 핵심소재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케미칼(-4.2%), 에코프로비엠(-1.9%) 모두 하락했다.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엘앤에프도 6.3% 떨어지는 등 하락폭이 컸다.

전날(현지시간) 테슬라는 3% 하락한 1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 모델Y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돼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2023년형 모델Y의 핸들이 분리됐다는 소비자 신고 2건이 접수되자 모델Y 12만여대에 대한 예비조사를 실시했다.또 NHTSA은 지난달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2014년식 테슬라 모델S의 소방차 충돌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조사팀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국내 2차전지 양극재 주가가 단기간 급등해 주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증권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주요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122.6%), 엘앤에프(32.9%), LG화학(18.3%), 포스코케미칼(40%) 올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세계 최대 전기차 2차전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도 최근 국내 2차전지 주가 급등세는 두드러진다. 한국 배터리 밸류체인 대표기업 14곳과 중국 대표기업 16곳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 평균치가 지난달 말 기준 각각 26.6배와 17.8배로 격차가 최대 벌어졌다. 작년말 기준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PER은 각각 20.3배와 18.3배로 격차가 크지 않았으나 2달만에 크게 벌어졌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양극재 주요 원재료 가격이 지난달 20~30%대 하락폭을 보인 것도 부담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2차전지 공급망에서 재고 부담을 우려한 리튬 구매 자제 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다”며 “리튬 가격의 하락세 지속은 지난해 중국 전기차 시장 고성장의 후유증을 겪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극재는 다른 2차전지 소재나 셀과는 다르다는 반박도 나온다. 양극재는 2차전지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데다 다른 2차전지 소재(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에 비해 양극재 기술의 진입장벽이 높다. ‘전기차의 핵심은 2차전지, 2차전지의 핵심은 양극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양극재 기업의 수주 기대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월 포스코케미칼이 삼성SDI와 40조원 수주계약을 맺은데다 지난달 엘앤에프가 테슬라와 2년간 3조8000억원 계약을 진행해 양극재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 기대감들이 커졌다. 국내 양극재 기업들이 캐파(생산능력)를 늘리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수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국내 양극재 기업은 세계에서 우수한 것으로 꼽힌다. 90% 수준 하이니켈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국내 기업뿐이다. SNE리서치가 집계한 작년 기업별 양극재 출하량 순위에서 1위는 한국의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로 나타났다. 벨기에 유미코어, 중국 XTC, 한국 LG화학, 중국 론베이가 2~5위를 기록했다. 양극재 케파를 봐도 작년 에코프로비엠이 12.5만톤, 엘앤에프가 10.4만톤, LG화학이 8.8만톤, 포스코케미칼이 10.5만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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