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 롯데칠성음료, 회사채 또 찍는다

입력 : 2023.09.08 15:58:42
제목 : '모범생' 롯데칠성음료, 회사채 또 찍는다
그룹서 홀로 호실적, 올 들어 두 번째…그룹 최저 조달금리

[톱데일리] 롯데그룹은 올 들어 자금조달에 애를 먹었다. 지난해 말 부동산PF발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진데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업황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이중고를 겪은 탓이다. 막아야 할 빚(부동산PF)은 많은데 맏형(롯데케미칼)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았다. 롯데그룹 회사채라면 일단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는 색안경이 씌워졌다.

하지만 그룹 풍파 영향권 밖에 있는 계열사가 하나 있다. 국내 음료시장 1위 롯데칠성음료다. 코로나19 펜데믹과 엔데믹, 글로벌 금리인상과 경기침체와 같은 글로벌 거시상황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사업 안정성을 보여 왔다. 롯데케미칼(화학)과 롯데쇼핑(유통)의 실적공백을 묵묵히 채워왔다.

롯데칠성음료(AA0, 안정적)가 올 들어 두 번째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자신감이 넘치는 행보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낮은 조달금리를 자랑한다.

◆ 최대 2000억 모집, 10월 발행 목표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대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해 최근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KB증권을 선정했다. 발행 목표시기는 10월 중순이다. 만기구조(트렌치)와 희망금리밴드는 논의 중이다.

평시와 달리 올해 활발한 조달에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6년 이후로 매년 한 차례만 회사채를 발행했던 곳이다. 규모는 2000억~3000억원 사이였다. 최근 5년 추이만 보면 ▲2018년 1월 2500억원 ▲2019년 10월 2000억원 ▲2020년 4월 3000억원 ▲2021년 1월 2500억원 ▲2022년 4월 3000억원이다.

그런데 올해는 7년 만에 이례적으로 두 번째 발행을 결정했다. 올 2월 2500억원 어치(58회차)를 찍었다. 2년물 500억원을 이자율 3.81%에, 3년물 2000억원을 3.88%에 발행했다. 이 때 이미 평시 연간치(2000억~3000억원)를 조달했다. 이번 발행(최대 2000억원)까지 합하면 연간 조달액이 4500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룹은 전반적으로 유 동성 이슈로 조달 환경이 악화했는데, 롯데칠성음료 홀로 자신감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발행 이자율을 비교해 보면 그럴만하다. 그룹계열사 가운데 가장 낮다. 3%대는 롯데칠성음료가 유일하다.



롯데케미칼(AA0, 안정적)은 이달 5일 공모채를 발행했는데 2년물이 4.73%, 3년물이 4.83%였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간판인데다 롯데칠성음료와 신용등급이 같은데 금리가 5%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높아져 있다.

또 다른 주력사 롯데쇼핑(AA-,안정적)은 올 7월에 2년물을 4.66%, 3년물 4.82%, 5년물을 4.95%에 발행했다. 지주사 롯데지주(AA-,안정적)도 올 2월 2년물을 4.54%, 3년물 4.65%, 5년물 4.94%에 찍었다. 호텔롯데(AA-, 안정적)도 올 1월과 6월 4%대 후반에 회사채를 발행했다.

롯데칠성음료가 롯데그룹 계열사 회사채 중에선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채다. 실제 올 2월 수요예측에서 2년물은 개별민평 대비 33bp, 3년물은 36bp 낮은 구간에서 증액(총 2500억원) 기준 수요를 모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 정도 경쟁이 벌어진 건 롯데칠성음료 뿐이다. 다른 계열사들은 대다수 개별민평보다 높은 구간에서 수요를 채워야 했다.

◆ 식음료 특유의 사업안정성…위기 때 캐시카우

사실 롯데칠성음료는 그룹에서 차지하는 사업비중이 높진 않은 곳이다. 화학(롯데케미칼)과 유통(롯데쇼핑)사업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그룹매출의 35%가 유통에서 발생하고, 화학이 33%로 두 번째다. 롯데칠성음료가 속한 식음료군은 10%에 그친다.



다만 2020년 이후 다양한 글로벌 악재 속에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화학과 유통사업이 홍역을 치르자 롯데칠성음료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인한 화학산업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7626억원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까지 손실(1032억원)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호황이었던 2016~2017년 영업이익이 9000억원대 였는데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3460억원, 2021년 2076억원으로까지 줄었다. 지난해는 3862억원으로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과거 호황기와 비교하면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는 이 기간 플러스 성장을 했다. 2020년 2조258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조8417억원으로 2년만에 25.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72억원에서 2229억원으로 129.2%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같은 기간 4.3%에서 7.8%로 개선되는 성과를 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1조4760억원)이 전년 동기(1조3884억원)에 비해 6.3%늘었고, 영업이익(1185억원)은 전년 동기(1235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식음료사업이 필수재라 구조적으로 거시경제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 특징이 있다. 다만 그만큼 눈에 띄는 실적개선도 쉽지 않다. 롯데칠성음료는 '성장'을 달성하며 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업계에선 음료사업부문에서 제로탄산과 무라벨 생수 등 성장하는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2022년 제로탄산 매출(1900억원)이 전년에 비해 111%나 늘었고, 같은 기간 무라벨생수 판매량은 63.7% 증가했다.


톱데일리
이경주 기자 lkj777@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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