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정도면 그냥 준 셈”…정책금융기관이 1.15% 초저금리 사내대출 펑펑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입력 : 2024.10.06 11:30:38 I 수정 : 2024.10.06 21:02:05
입력 : 2024.10.06 11:30:38 I 수정 : 2024.10.06 21:02:05
기보 1.8%·중진공 3%·신보중앙회 연 1.15%
김원이“중기부, 특혜성 대출 철저히 관리해야”
김원이“중기부, 특혜성 대출 철저히 관리해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정책금융기관들이 임직원 사내대출에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적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마련한 자금이 임직원 편의를 위해 사용되면서 특혜성 대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6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기보)과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중진공), 신용보증재단중앙회(신보중앙회) 등 중기부 산하 정책금융기관 3곳 임직원이 최근 5년 간 받은 사내대출은 총 1094건에 달한다.
이중 절반이 넘는 597건은 기보 사내 대출이었다. 기보는 주택담보대출(15건)에 대해서는 연 1.8~2.3% 금리를 적용하고, 생활자금 대출(582건)은 3.5%를 적용했다.
기보는 이같은 사내 대출 금리가 시중 금리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연말 뒤늦게 주택자금 대출시 시중은행의 LTV(담보인정비율)를 적용했다. 생활자금 대출에 대해서도 한국은행 가계자금대출 금리를 적용하기로 내부규정을 변경했다.
같은 기간 중진공 사내 대출은 주담대 64건과 생활자금 431건 등 총 495건이었다. 지난해 바뀐 규정이 적용되기 전 금리는 주담대 3%, 생활자금 4%에 불과했다. 중진공 역시 지난해 규정을 시중금리와 연동하도록 바꿨는데, 이후 대출 건수가 감소했다.
지자체의 지역신용보증재단을 관리하는 기관인 신보중앙회는 2건의 주담대를 각각 1.5%와 1.15%의 금리를 적용했다. 연 1.15% 금리가 적용됐던 2022년 5월 당시 한국은행이 발표한 신규대출 금리가 연 3.6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 금리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출을 받은 셈이다.
김 의원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고금리로 고통받는 동안 중기부 산하기관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특혜성 대출을 시행했다”며 “늦게나마 한국은행 대출금리를 적용하기로 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8월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연 4.8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