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큰 손이 바뀌었다 ··· 한화, SK 제치고 3분기 선두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4.10.10 16:04:02
보험사 자본 충당 영향에
전년 대비 발행 3배 늘어나
삼성그룹도 1조 이상 조달


올해 3분기 한화그룹이 국내 그룹 중 회사채(공·사모)를 가장 많이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분기별 1위를 기록했던 SK는 2위를 기록했다. 삼성그룹도 이례적으로 회사채 조달에 적극 나서며 발행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올 3분기 총 2조394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그룹별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의 약 19%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 7500억원을 발행했지만 3배 이상으로 발행이 늘었다.

한화그룹의 회사채 발행이 급증한 데에는 보험사 자본 충당 영향이 컸다. 한화생명보험은 3분기에만 두 차례에 걸쳐 1조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다. 한화손해보험도 3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일반 회사채와 달리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발행시 보험사의 대표적인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상반기 기준 한화생명의 킥스비율은 162.8%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소폭 웃돌았다.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는 킥스비율을 20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조단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자본비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방산 산업 확장을 위해 한화솔루션이 회사채 7000억원을 발행했다. 한화에너지는 오는 15일 올해 세 번째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최대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지주사 지분 매입과 전략 사업 투자로 차입금을 늘리는 모양새다.

통상 회사채 발행 규모 1위를 기록하던 SK그룹은 올 2분기까지만 해도 2조원 이상을 발행하며 그룹사 중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다만 3분기에는 1조2610억원을 발행하며 전년 동기 대비 4200억원가량 적은 발행량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그룹은 회사채 발행을 대폭 늘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3분기 삼성그룹은 단 19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그쳤지만 올 3분기에는 1조1428억원을 발행하며 큰 변화를 보였다. 그간 유지하던 무차입 기조에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물산은 2년 반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지난달 총 5000억원을 발행했다. 당시 3000억원을 목표로 수요예측에 나서 목표액의 7배가 넘는 2조2300억원의 수요를 확보한 바 있다.

강한 수요 덕분에 5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추진했음에도 발행 금리는 삼성물산의 민평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삼성물산은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우수한 사업안정성을 바탕으로 초우량등급인 AA+(안정적)을 부여받았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로서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린 걸로 해석된다.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인 4000억원의 7배가 넘는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총 2조9400억원의 자금을 모아 지난해 역대 최대 모집액이었던 SK하이닉스의 2조5850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강한 수요를 기반으로 발행액을 두 배로 늘려 8000억원 회사채를 11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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