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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경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지방정부 부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한화 2천조원에 가까운 재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장관)은 8일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중국의 국회 격) 상무위원회 제12차 회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인대가 지방정부 부채 한도를 6조위안(약 1천162조원) 증액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부채 한도 확장은 향후 3년 동안 적용되고, 우선 올해 말 지방정부 특별부채 한도를 현재의 29조5천200억위안(약 5천723조원)에서 35조5천200만위안(약 6천887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란 부장은 중국이 올해부터 5년 동안 매년 지방정부 특별채권 중에서 8천억위안(약 155조원)을 부채 해결에 배정, 총 4조위안(약 775조원)의 재원으로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를 대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란 부장은 "여기에 이번 전인대가 승인한 6조위안 채무 한도 증액을 더하면 지방 부채 해소 재원이 10조위안(약 1천937조원)으로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 시너지가 나오면 2028년 이전에 지방에서 해결이 필요한 숨겨진 부채 총액이 14조3천억위안(약 2천770조원)에서 2조3천억위안(약 445조원)으로 줄어 부채 압력이 크게 감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란 부장은 아울러 2029년 및 그 이후를 만기로 한 판자촌 지역 개조 관련 숨겨진 부채 2조위안(약 387조원)은 원래 계약대로 상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 당국이 언급한 숨겨진 부채는 부동산 활황 시기 지방정부들이 경쟁적으로 인프라 사업을 벌이며 쌓은 지방정부융자법인(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 부채 등을 가리킨다.

지방정부들이 설립한 LGFV는 은행과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끌어들여 왔는데, 이렇게 모은 투자금은 명목상으로는 LGFV 부채이므로 지방정부의 공식 대차대조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가 시작되자 실질적 채무자인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로 떠올랐고, 지방정부 재정난을 가속하는 기폭제가 됐다.

란 부장은 "현재 일부 지방의 숨겨진 부채 규모가 크고 이자 부담이 무거운데, 이는 '폭발'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의 가용 재정 능력을 소모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대환 조치 실시는 우리 부채 해결 업무 사고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인용, 지난해 말 기준 주요 20개국(G20) 평균 정부 부채율이 118.2%였고, 미국(118.7%)·일본(249.7%) 등 주요 7개국(G7) 평균 부채율은 123.4%였다는 점을 설명한 뒤 중국의 정부 부채율 67.5%는 "주요 경제체와 신흥시장 국가들보다 현저히 낮다"고 했다.

란 부장은 중국의 국채는 30조위안(약 5천817조원), 지방정부 법정 채무는 40조7천억위안(약 7천891조원), 숨겨진 부채는 14조3천억위안(약 2천773조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지방정부 부채가 주로 자본 지출에 쓰여 교통·수리·에너지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등 '유효 자산'을 남겼다며 "총체적으로 중국 정부는 부채를 일으킬 공간(여유)이 여전히 큰 편"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란 부장은 이날 "부동산 시장의 건강한 발전 지원과 관련한 세수 정책이 절차에 따라 승인됐고,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며 "특별 국채를 발행해 국유 대형 상업은행의 핵심 1급 자본을 보충하는 등 업무는 현재 추진을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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