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수장 바꾸면 국민 건강 진흥에도 이익...‘눈물 젖은 빵’식 행정 바꿔야”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입력 : 2025.01.08 14:13:54
‘反이기흥 연대’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 회장

공정성 결여된 체육회 운영방식
바뀌지 않으면 논란 되풀이될것
강신욱 후보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지방체육회 통한 생활체육 진흥
e스포츠 등 새 종목 지원 나서야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 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공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대한체육회장의 역할은 엘리트 체육 진흥은 물론 국민 건강 증진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눈물 젖은 빵’을 강조하던 낡은 체육 행정를 바꾸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달성할 수 없습니다.”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대한체육회장 선거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어 “혁신의 갈림길에서 차기 체육회장은 청렴과 도덕성, 공정성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강신욱(단국대 명예교수) 후보 지지를 결정한 까닭”이라고 덧붙였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박 전 회장은 지난달 강 후보와 단일화를 결단하고, 현재 강 후보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반(反)이기흥 연대’와 정책 고도화 작업을 맡고 있다. 이기흥 현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며 11일간 단식 농성을 벌이던 중 강 후보와 공감대를 쌓아 내린 결정이다.

박 전 회장은 이번 체육회장 선거의 핵심 키워드로 ‘공정’을 꼽았다. 국가대표 선수부터 지도자와 심판을 선발하는 과정에 아직도 학연과 지연, 파벌 같은 외적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신화를 쓴 양궁협회의 운영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헝그리 정신만 강조하는 기성의 시스템은 MZ 체육인을 비롯한 지금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2024 파리올림픽 직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국가대표 안세영 선수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운영에 부조리가 있다며 대표팀 탈퇴 후 개인 자격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나선 점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회장은 “한국 체육계 전반이 시대 변화에 맞춰 바뀌어가고 있는데 행정제도만 그대로”라며 “대한체육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이 같은 논란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계의 혁신을 위한 핵심 과제로는 지방체육회의 정상화를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등을 꼽았다. 국민 생활체육을 담당하는 지방체육회가 예산 문제로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박 전 회장은 “지방체육회 정상화는 생활체육 지도자 배출을 비롯해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중요한 선결 조건”이라며 “국민들이 비인기 종목도 생활체육으로 즐길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스포츠가 K컬처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스포츠, 브레이크댄스 등 전혀 새로운 형태의 종목에서 나타나는 국내 선수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박 전 회장은 “시대 변화에 따라 스포츠에 대한 인식과 관심도 변하고 있는데 정작 체육인들이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종목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체육행정의 틀을 다질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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