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판이 된 CES 2025에서 블록체인 바늘 찾기[엠블록레터]
김용영 엠블록컴퍼니 기자(yykim@m-block.io)
입력 : 2025.01.08 14:35:38
입력 : 2025.01.08 14:35:38
[엠블록레터] 매년 이맘때에는 올 한해를 수놓을 기술 이슈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됩니다. 올해도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다양한 첨단 기술들을 빼곡하게 선보일 예정인데요. 올해는 특히 최근 몇년간 물이 오른 인공지능이 기술 업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거의 모든 매체에서 CES 2025의 슬로건으로 ‘AI is everywhere’를 얘기하고 있거든요. 참관객들은 AI가 얼마나, 어떻게, 어디에 확산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빼놓을 수는 없겠죠. CES에서도 그렇고 첨단 기술업계에서도 그렇고 핀테크, 금융 혁신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암호화폐라는 결과물에 밀려 다소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적인 가능성은 아직도 꽤 높은 수준이구요. 이번에는 AI 홍수 속에서 CES 2025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블록체인 사례를 모아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홈 보안에 블록체인 적용
삼성전자는 CES 2025에 인공지능을 전면에 제시하면서 스마트홈, 그리고 이를 안전하게 지키는 보안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폼 보안 시스템으로 각종 IoT 기기들의 접속 기록과 데이터 전송 내역을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저장하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기기 간 상호작용을 자동화해 보안 수준을 높이고 사용자 편의성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보안의 주축을 담당하는 기술은 삼성 녹스 매트릭스(Samsung Knox Matrix)입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으로 더 많은 기기가 연결될수록 보안 수준이 높아집니다. 또 서로 연결된 기기들이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다가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의 연결을 끊고 사용자가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알려줍니다.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모든 가전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음달부터는 연결된 모바일, TV, 가전 등의 기기 보안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기능이 추가됩니다.
이번 사례는 인공지능으로 묶인 시스템과 데이터에 대한 보안을 블록체인으로 강화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데이터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그에 따른 데이터 전송과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데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송 기록 확보와 탈중앙화 구조를 통한 위변조 확인으로 이를 낮춰준다 할 수 있겠습니다. 가상자산을 제외한 블록체인 기술만을 잘 활용한 사례로 꼽힙니다.
순수 블록체인·암호화폐보다 응용 서비스 전시 많아
CES 2025에서 공개된 블록체인 기술들은 대다수가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대체불가토큰(NFT)이 한동안 투기적 성격으로 많은 비판을 받은 여파라 할 수 있습니다. 출품한 회사나 제품 대다수가 가상자산 자체보다는 응용 서비스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윤활유로 취급하면서 이같은 성격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롯데의 메타버스인 칼리버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전시됩니다. 작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메타버스 트렌드가 한풀 꺾이면서 그만큼 관심도 낮아졌는데요. K팝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하고 버추얼 쇼핑 등 사용성을 강화한 기능을 전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인 체리도 CES 2025에 부스를 개설하고 전시에 나섭니다. 체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기부금의 사용 경로를 추적하고 공개함으로써 기부금 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합니다. 체리포토, 체리 키오스크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기부를 촉진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성과를 부스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알릴 예정입니다.
토큰증권(STO) 플랫폼 개발사인 펀블은 CES 2025에서 글로벌 STO 발행, 유통 플랫폼인 스플릿을 전시합니다. 스플릿은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해 부동산, 웹툰, 음원 등 자산을 토큰화하는 플랫폼입니다. 글로벌 규제 준수와 유연한 토큰 발행을 프레임워크로 지원해 블록체인 기술이나 KYC·AML 등 규제에 맞춰 손쉽게 자산을 토큰화하고 유통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웹3 전문 회사인 와이그램도 CES 2025에 부스를 개설했습니다. 메타버스용 콘텐츠를 주력으로 개발하는 회사로 작년 6월 애니메이션 IP ‘애코와 친구들’을 활용한 게임 4종을 메타버스 플랫폼인 더 샌드박스에 출시한 바 있습니다. 메타버스용 콘텐츠와 NFT를 결합한 IP를 선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블록체인 전문 개발사인 와스더(Wasd3r)는 엔터테인먼트 기반 예측 플랫폼인 신스테이션을 CES 2025에서 선보입니다. 신스테이션은 엔터테인먼트 버전 폴리마켓으로 엔터 산업의 지적재산권(IP)과 콘텐츠의 가치를 집단지성으로 예측하고 베팅하는 플랫폼입니다. 예측 시장과 블록체인 기술 전문성을 인정받아 작년 연말 소니의 블록체인 메인넷인 소니움의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CES 2025에서도 소니 뮤직 등과 사업 협력 미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인공지능 보완재로 주목
CES 2025에서 관찰되는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은 최근 급부상한 인공지능 기술의 보완재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 데이터와 추론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함으로써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는 AI에 대한 신뢰성과 책임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의 녹스 패트릭스가 이에 부합하는 사례입니다. 또 블록체인을 통해 분산화된 AI 학습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데이터의 독점 문제를 해결하고 공정하고 효율적인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됩니다.이번 CES 2025에서는 블록체인이 일상생활과 산업 현장에 깊숙이 파고들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데 더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 AI와의 시너지는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기술적 융합 사례이며 블록체인 기술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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