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AI선두' 엔비디아 맞손…SDV·로보틱스 본격 육성(종합)

젠슨 황 "물리적 AI 개발" 발언에 맞물려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모빌리티 기업이 미래기술 확장하는데 엔비디아와의 협력 필수적"
홍규빈

입력 : 2025.01.10 20:44:01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임성호 홍규빈 기자 = 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와 손을 맞잡았다.

정보통신(IT) 기업들과의 꾸준히 기술제휴를 해왔던 현대차그룹은 이번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으로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로보틱스 등 그룹의 신성장산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서울=연합뉴스)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 부사장(왼쪽)이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리시 달 엔비디아 오토모티브 담당 부사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2025.1.10 [현대자동차·기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파트너십 체결을 계기로 SDV,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설루션을 지능화하고,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AI(인공지능) 기술 적용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하드웨어와 생성형 AI 개발 도구를 활용해 AI 모델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학습시키기 위한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필요한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그룹 산하 로보틱스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활용해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인 아이작으로 AI 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가상환경 구축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룹의 제조 효율성과 연구개발(R&D) 역량이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예를 들어 실제 사물을 쌍둥이처럼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공장 신축과 운영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가상 주행을 통해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빠르게 쌓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의선, CES서 자율주행 핵심기업 CEO 잇단 회동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CES 2018' 자율주행 업체 모빌아이·인텔 부스를 방문한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세계 최대 가전·IT(정보통신) 박람회 '2018 CES'에서 인텔·모빌아이·오로라·엔비디아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잇달아 만났다.2018.1.10 [현대차 그룹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이번 파트너십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기간 체결됐다.

또 CES 기조연설자로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로봇과 자율주행차량 등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 시스템인 '물리적 AI' 출시를 언급한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

황 CEO는 "새로운 물리적 AI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Cosmos)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로봇을 위한 챗GPT의 모멘트가 다가오고 있고,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마찬가지로 코스모스는 로봇 및 자율주행차량의 개발을 발전시키는 데 기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차는 2015년 엔비디아와 기술 개발 협약을 맺으며 커넥티드카 기술을 양산 차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고, 이를 토대로 2020년 고성능 반도체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한 제네시스 GV80과 G80을 출시한 바 있다.

CES 기조연설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자료사진]

업계는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을 IT업체와의 이종 결합을 통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발전에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차량 개발에 더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휴머노이드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성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이번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두 기업의 사업적 모델을 다양화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UAM 등까지 확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빌리티 기업이 AI나 자율주행 기술을 확장하는 데 있어 엔비디아 시스템과 연동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런 협력에서 빠지게 되면 글로벌 선두 모빌리티 산업에서 도외시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박사는 "자동차 산업 기술이 워낙 복잡해지고 다양한 분야가 융합하다 보니 완성차 업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차량과 관련해선 도요타, GM과 손잡았고 자율주행이나 소프트웨어는 엔비디아와 협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있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 탄소섬유 기업 도레이그룹,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 등과 전방위적인 기술 협력을 펼치고 있다.

김 박사는 "현대차그룹이 독자적인 개발에 익숙하다 보니 전기차 전환이나 자율주행 연구가 (경쟁사보다) 늦어진 적도 있었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협력 움직임이 굉장히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vivid@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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