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자장사’로 역대급 실적…주가는 ‘천당과 지옥사이’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입력 : 2025.02.15 10:56:09 I 수정 : 2025.02.15 13:25:30
최초 당기순이익 5조 넘은 KB
주가는 9일만 12.4%나 폭락
신한·하나도 주가 소폭 빠져
비과세배당 내세운 우리금융만 ‘쑥’
주주 환호 받으면 1주만에 11% 올라


매경DB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들이 작년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을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밸류업’을 지상 과제로 삼고 있는 이들이 향후 어떤 주주환원책을 내놓고 주가관리에 들어갈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15일 매일경제가 4대 금융그룹의 실적발표 당일과 14일 종가를 비교해본 결과 KB금융은 9일만에 주가가 12.4%나 하락해 8만원선도 깨졌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3.3%, 1.1%가 하락해 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주가나 실적에서 모두 ‘4등’인 우리금융은 반전을 만들었다. 실적발표 후 1주일만에 주가가 10.8%나 올라갔기 때문이다.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면 주가가 올라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 개념에서 보면 금융지주 최초로 당기순이익 5조원을 넘긴 KB금융의 주가가 가장 많이 올라야 한다. 그러나 시장은 정반대로 반응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의 주가가 가장 많이 빠졌다. 9만원대였던 주가는 1주일 여만에 8만원대도 무너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중위험자산(RWA) 관리 노력이 경쟁사보다 미흡했고, 구조적으로 주주환원 예측 가시성이 낮은 것을 확인했다”면서 “발표한 자사주 5200억원은 RWA의 0.15% 수준으로 CET1(자기자본비율)이 0.05%포인트만 움직여도 자사주 매입 규모가 1500억~2000억원 가량 변동이 발생한다. 자사주 매입 규모 추정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호실적 자체는 이미 시장에서 예측했고, 이는 주가에 반영이 돼있었는데, 이날 함께 나온 주주환원책에 대해 시장이 실망했다는 것이다. 자본비율 하락폭이 커지면서 주주환원책 역시 불투명하다고 느낀데다가, 작년 KB금융 총주주환원율이 39.8%로 1.8%포인트 증가 수준에 그쳤다는 점은 모두 시장의 실망요인이 됐고, 이는 곧바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여러가지 호실적과 주주환원의 재료들을 내놨지만, 1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결과가 좋은 편은 아니다. 신한의 경우 계열사인 신한카드의 부진이 뼈아팠고, 하나금융의 경우 은행 사이즈에 비해 약한 기타 계열사가 발목을 잡았다. 다만 주가는 약세이되 크게 빠지진 않았다. KB금융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

반전은 우리금융에서 나왔다. 은행 부문에서도 ‘만년 4위’인데다가, 금융지주 포트폴리오 상으로도 다른 지주들에 비해 약해 은행 비중이 90%에 가까운 우리금융이지만, 이번 실적 발표 때 내놓은 비과세배당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들이 모두 주주환원을 한다고 했지만 비슷비슷한 수준이었다”면서 “우리금융이 내놓은 비과세 배당은 확실히 새롭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도 호평 일색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우리금융지주는 은행지주 내에서도 주주환원 중 배당의 비중이 크고 배당수익률 또한 높은 편이기 때문에 비과세의 혜택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비과세 배당은 개인 주주에게는 배당소득세 감면 효과에 더불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미포함이라는 혜택으로, 법인 주주에게는 법인세 과세이연 효과라는 혜택으로 돌아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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