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보, 출범 반년 만에 '매각설' 도는 까닭은

입력 : 2023.05.11 16:07:08
제목 : 카카오페이손보, 출범 반년 만에 '매각설' 도는 까닭은
기대 이하 실적에 교보생명 피인수설...경쟁력 강화 방안 '고심'

[톱데일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하 카카오페이손보)이 출범 반 년 만에 매각설에 휩싸였다. 일단 경영권 양도에 대한 검토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당초 업계에서 '메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달리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다른 손보사보다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마저 받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손해보험사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검토하는데 대상으로 보험업 인가를 받은 지 1년, 공식 출범은 약 반 년밖에 되지 않은 카카오페이손보가 지목됐다. 교보생명은 손보사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건 맞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카카오페이손보도 경영권 양도에 대해선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카카오페이(60%)와 카카오(40%)가 1000억원을 출자한 디지털손보사로 지난해 11월 공식 출범했다. 빅테크 기업이 보험업에 진출한 첫 사례이자, 5000만명의 월간이용자 수(MAU)를 보유한 카카오와 4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페이가 출자한 곳인 만큼 보험업계에서 '메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카카오의 후광효과는 크지 않았다. 특히 출범 직후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으로 카카오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졌다. 지난해 11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카카오 주요 서비스들이 동시에 '먹통'이 됐고, 금융을 비롯한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자체 데이터센터가 구축되지 않았던 점 등으로 카카오 계열사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깊어졌다.

게다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자체에 대해서도 시선이 곱지 않았다. 기존 보험업권 사업자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온라인 플랫폼 보험진출 저지와 보험영업인 생존권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벌이는 등 카카오페이손보는 출범부터 줄곧 악재가 따라다녔다.

이런 이유들 때문인지 지난해 카카오페이손보의 첫 성적표도 기대 이하라는 시장의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손보는 26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19억원에 불과했지만, 28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다만 출범 직후에는 인력과 시스템, 마케팅 등을 구성하는데 초기 비용이 크게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자'는 어쩔 수 없는 결과다. 실제 보유보험료(1억1600만원) 대비 순사업비는 260억원으로 사업비율은 2만%가 넘는다.

사업실적도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신계약실적 건수는 60건, 가입금액은 2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실제 영업이 이뤄진 기간이 약 2달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 규모가 크지 않다. 특히 카카오페이손보가 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해 개인이 아닌 법적 요건을 갖춘 단체가 계약하는 'B2B(기업 대 기업 간 거래)' 보험을 첫 상품으로 출시했지만 가입자를 크게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경과손해율'은 4066%다. 경과보험료(보험료수입)은 800만원에 불과한 반면, 발생손해액은 3억원이 넘는다.

손해율이 높아지고 적자가 커지면 자본 적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손보의 자본총계는 67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말 자본을 구성하는 이익잉여금에서 324억원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익이 생겨야 이익잉여금을 쌓는데, 카카오페이손보는 수 분기째 비용을 늘리기만 하면서 자본총계를 늘리지 못했다. 당장은 자본금으로 버틸 수 있지만, 적자가 계속되면 자본건전성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흑자전환 시점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흑자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디지털보험사 자체가 시장에서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카카오페이손보 외에도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신한EZ손해보험 등이 있다. 네 곳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출범 5년차를 맞은 캐롯손보의 경우 출범 당시인 2019년 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790억원 등 적자 폭이 지속 늘 뿐, 흑자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보험은 당초 상품 구조가 매우 복잡해 고객 유치가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인터넷이나 통신수단 발달에도 여전히 담당설계사의 방문 등 '면 대 면'으로 가입이 이뤄지는 게 대다수다. 디지털보험사의 경우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해야 하는데, 아직 기존 전통 보험영업방식보다는 영업 방식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카카오페이손보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전통적인 보험사의 상품개발능력이나 영업력 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일단 카카오페이손보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영권 매각은 아니더라도 전통 보험사와 협력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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