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Re:View] [비바리퍼블리카] 수익성 악화 속 커지는 차입금

입력 : 2023.07.11 14:41:53
제목 : [유니콘 Re:View] [비바리퍼블리카] 수익성 악화 속 커지는 차입금
2년 새 고금리 단기차입금 10배 증가…유동부채, 유동자산 초과로 유동성 흔들

[톱데일리]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설립 후 꾸준히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에서는 8조90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 수익성 개선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단기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위험요소로 꼽힌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3403억3000만원의 매출액 과 598억5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액은 42% 이상 상승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40억원 더 늘었다.

영업외수익을 감안한 분기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동기 792억원에서 430억원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는 지분법 적용이 되는 투자주식을 처분한 덕이다. 일회성이 강한 수익이라는 점에서 비바리퍼블리카가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구조를 확보했다고 보긴 어렵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다. 2013년 법인 설립 후 2015년 토스 서비스를 출시한 비바리퍼블리카는 사실상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순손실 규모는 ▲2016년 226억3000만원 ▲2017년 771억7800만원 ▲2018년 1832억5000만원 ▲2019년 30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2020년에는 910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그 규모가 줄었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2212억6300만원, 3841억1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비바리퍼블리카뿐만 아니라 여러 종속기업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다. 2018년 신설법인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한 것을 비롯해 추가로 법인을 세워 증권, 은행업에 진출한 비바리퍼블리카의 국내외 종속법인은 15개에 달한다. 비바리퍼블리카 국내 종속기업 중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법인은 토스씨엑스(1분기 폐업 결정한 'Toss South East Asia PTE. Ltd.' 제외)가 유일하다.

계속되는 적자와 함께 눈에 띄는 부분은 고금리 단기차입금 급증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21년 들어 최대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추진했다. 하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돼 원하는 시기에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없어 단기차입을 활용했다. 이에 2020년 265억원 수준인 단기차입금은 2021년 970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당초 2% 대 이자율에서 차입했던 것과 달리 신규 차입금 이자율도 4%~5%로 증가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에도 차입에 의존해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목표한 만큼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단기차입금 규모는 2810억원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차입금이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 상황에서 비바리퍼블리카도 전보다 높은 이자율을 지급하며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하나은행, 국민은행, 경남은행에 내는 이자는 연간 6~7%대로 결정났다. 올해 1분기 SBI저축은행에서 120억원을 빌리기 위해 감수한 이자율은 무려 9.5%다. 고금리 차입금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도 높아졌다. 지난해 말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자비용은 63억42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119억8000만원으로 늘었다.

단기차입금이 증가하는 시기 유동부채로 분류되는 유동성 장기차입금도 함께 커졌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21년 LG유플러스 전자결제(PG) 사업부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 서 신설법인 토스페이먼츠가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증권 등에서 1940억원을 차입했다. 만기는 1년 이상이지만 주주간 재무약정에 따라 1년 이내 차입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 있어 유동성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됐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차입금이 늘어나면서 2020년 4200억원 수준인 유동부채는 2021년 7100억원을 초과하며 급증했다.

이후 토스페이먼츠는 1년 만에 재조달(리파이낸싱)에 나섰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설루트캐피털홀딩스(SALUTE CAPITAL HOLDINGS II PTE. LTD.)에서 1700억원을 빌려 삼성증권 차입금을 대환했다. 연이자율이 2~4.26%에서 6.5~7.5%로 변경됐지만 세부 조건이 토스페이먼츠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차입금은 재무약정에 따라 여전히 유동성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된 상황에서 장기차입금 상환일이 돌아오면서 장기차입금 중 일부가 유동성 장기차입금 계정으로 넘어갔고, 2021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1940억원 규모인 유동성 장기차입금은 지난해 2300억원을 넘었다.

이 영향으로 비바리퍼블리카의 유동부채는 지난해 1조원을 넘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9800억원 규모)을 초과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인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경우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여겨진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 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비바리퍼블리카의 유동부채는 8400억원으로 유동자산(7500억원)을 웃돈다. 유동성 장기차입금을 갚으면서 유동부채가 일부 감소했지만 유동자산이 더 큰 규모로 줄었다. 향후 유동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토스페이먼츠는 올해 1분기 비바리퍼블리카에서 1900억원을 차입해 설루트캐피털홀딩스 차입금을 갚았다.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리파이낸싱을 거치는 과정에서 비바리퍼블리카 1분기 보고서에는 설루트캐피털홀딩스 차입금이 감소한 내용만 반영되어 있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min37@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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