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hy] ③ '마이너스 손' 윤호중, 경영 능력 재평가 관건

입력 : 2023.08.04 15:08:30
제목 : [유통진단] [hy] ③ '마이너스 손' 윤호중, 경영 능력 재평가 관건
코코브루니·제이레저 등 과거 투자 사업 '적자 늪' 큐렉소, 유일한 흑자전환…한 배 탄 부릉 성과 관건

[톱데일리] hy가 윤호중 회장 취임 이후 사명 변경 등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가며 2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한 모양새다. 다만 윤 회장은 과거부터 손 대는 사업마다 '실패'라는 결과를 받으면서, 여전히 경영 능력과 관련해 부정적인 꼬리표를 떼지 못한 상태다. 윤 회장이 올해 취임 4년 차를 맞아 업계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故) 윤덕병 회장의 외아들인 윤 회장은 1995년 일본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으며, 그 해 한국야쿠르트(현 hy)에 입사했다. 이후 2004년 전무와 2012년 부회장 자리를 거쳐 2020년 3월 회장 자리에 올랐다. 윤 회장은 그간 외부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아 '은든의 오너'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hy는 윤 회장 취임 이후 1년 만에 본격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하며, 2세 경영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52년간 사용했던 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간판을 교체하고, 유통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것도 윤 회장 작품이다.





◆ 취임 후 반쪽 성과…과거 투자 사업들도 지지부진

hy의 2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화면서 윤 회장의 경영 능력에도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직까지 hy가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나, 윤 회장은 사명 변경부터 인수합병 등 여러 방면에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y는 윤 회장 취임 이후 반쪽 성과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hy은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776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으로 윤 회장 취임 해인 2020년과 비교해 각각 9%, 41%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손실은 867억원에 달하며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윤 회장은 과거부터 투자한 사업들이 모두 부진하면서 '마이너스 손'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일례로 2010년 윤 회장 주도로 추진했던 신사업 코코브루니는 론칭 이후 매년 적자를 내면서 2016년까지 누적 순손실 228억원을 기록했다. 코코브루니는 쌓여가는 적자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2017년 hy 계열사인 비락에 흡수합병됐다.

현재 코코브루니는 오프라인 매장이 모두 철수된 상태지만, 브랜드 운영은 지속되고 있다. 현재 코코브루니 관련 제품들은 비락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제조해 자사 온라인 쇼핑몰 '프레딧'과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다.

다른 사업들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hy는 2009년 레저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골프장 운영사인 제이레저를 인수했다. 제이레저는 인수 당시에도 순손실 84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으며, 현재까지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제이레저는 13년째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274억원, 276억원에 달한다.

hy는 2009년 NE능률을 인수하며 교육 사업에도 손을 뻗었었다. NE능률은 영어 교과서, 참고서, 영자신문 등 교육 출판 제품과 교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hy는 2009년 처음으로 NE능률 지분 23.9%를 확보한 이후 당시 이찬승 NE능률 대표와 특수관계자 지분 24.69%까지 가져오며 경영권을 손에 넣었 다. 현재 NE능률의 지분은 hy가 45.36%, 윤호중 회장이 2.98%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NE능률은 인수 이후 10년간 실적, 주가 등 여러 방면에서 정체된 모습이다. 인수 당시 3000~4000원 수준이었던 NE능률의 주가는 현재도 4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10년새 물가 인상을 고려하면 사실상 퇴보한 수준이다. 2021년 한 때 윤호중 회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되며 3만750원으로 신고가를 찍었지만, 그 흐름은 오래가지 못했다.

제자리 걸음 중인 NE능률의 주가엔 회사 이익 감소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hy그룹에 편입된 이후 10년간 매출액은 439억원에서 846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억원에서 29억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9억원에서 7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수익성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NE능률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802억원, 영업이익 6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9%, 23%가 증가하면서 살아나는 듯했으나, 올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기복을 보이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 매출액 205억원, 영업이익 1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 63%가 감소했다.

◆ 큐렉소, 흑자 전환으로 분위기 쇄신…부릉 성과도 '촉각'

그나마 적자 늪에 빠져 있던 큐렉소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큐렉소는 hy가 2011년 500억원의 자금을 들여 인수한 의료로봇 전문 기업이다. 큐렉소는 인수 이후 2017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윤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었으나,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모양새다. 지난해 매출액은 6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 18억원 손실에서 흑자를 냈다.

실적 개선 영향으로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초 6000원 대를 기록했던 주가는 현재 1만6000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큐렉소가 4분기 연속 의료로봇 최대 공급을 경신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장중 2만275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큐렉소의 하반기 전망도 밝은 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큐렉소 수술 로봇의 해외 시장 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이미 올해 1분기에만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작년 연간 수출 대수의 절반 이상을 수출한 큐렉소는 하반기 성장 모멘텀을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윤 회장의 경영 능력 입증에는 올해 인수한 부릉(전 메쉬코리아)의 성과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릉은 윤 회장이 취임한 이후 인수한 곳으로, 지난해 매출액 기준 지배기업인 hy(1조1001억원)에 이어 그룹 내 두 번째(3848억원)로 규모가 큰 곳이다.

부릉은 hy 내에서 물류와 배송 서비스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쌓여 있는 적자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부릉은 지난해 영업손실 518억원, 당기순손실 62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적자 폭이 40.8%, 81.7%가 늘어난 상태다.

hy관계자는 "그룹의 궁극적인 목표는 토탈 헬스 케어 기업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며 의료 부분에서 고객들의 니즈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해 과거부터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왔다"며 "NE능률 흐름도 나쁘지 않고, 큐렉소의 경우는 연구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서 초기에 수익성이 좋지 않았지만, 해외 쪽 수출이 활발해지고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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