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더 이상 싫다” ··· 공개매수와 매각으로 포트폴리오서 상장사 털어내는 사모펀드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4.05.07 16:20:21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탹금 감소와 빚투 청산이 동반되고 있다.


사모펀드가 기존에 보유하던 상장사를 매각하거나 혹은 상장폐지를 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존 포트롤리오에 상장사를 가지고 있을 경우 정보를 공시해야 하는 과정에서 전략이 노출되고, 의사결정이 느려지며, 주가관리 등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7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사모펀드가 보유한 10개 상장사 중 6곳이 매각작업에 돌입했거나 혹은 상장폐지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상장폐지를 추진 중인 3개사는 쌍용C&E, 커넥트웨이브, 락앤락이다.

앞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지난 2월 쌍용 C&E 공개매수에 나섰고 이미 자진상폐 요건(지분율 95%)을 넘는 96% 지분을 확보했다. 쌍용 C&E는 곧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는 상장사 락앤락 공개매수를 오는 14일까지 진행할 예정이고, MBK파트너스도 상장사 커넥트웨이브 공개매수를 오는 24일까지 진행한다. 두 사모펀드 모두 95% 이상 지분을 확보한 후 자진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공식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한 상장사도 2곳(하나투어, 롯데손해보험)에 달한다.

IMM PE는 하나투어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JP모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최근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

아울러 한앤컴퍼니가 가지고 있던 한온시스템은 지난 3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 지분 약 절반을 매각했다.

상장폐지·매각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장사 4곳(케이카, 에이블씨엔씨, 한샘, 클래시스)도 결국엔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케이카와 에이블씨엔씨는 일부 보도를 통해 매물로 소개된 바도 있다.

IB업계선 이 같은 절차가 완료되면 앞으로 1~2년 후엔 사모펀드가 보유한 상장사가 거의 남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사모펀드가 상장사를 비선호하는 이유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사회를 통해 안건을 공개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매일 오르내리는 주가 관리 압박도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는 사모펀드 입장에선 부담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은 주가가 회사 본질가치와 무관하게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서 변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 이에 반해 비상장사는 빠른 의사결정으로 기업을 밸류업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도시바가 일본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즈’(JIP)에 인수된 뒤 상장폐지됐다. 최근 도시바는 2015년 이후 최대 규모인 5000명의 인력 감축안을 발표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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