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이민도 힘드네’ 계엄령 사태 때 주춤한 서학개미…원화 추가 약세 부담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4.12.08 15:49:47 I 수정 : 2024.12.08 18:34:20
입력 : 2024.12.08 15:49:47 I 수정 : 2024.12.08 18:34:20
비상 계엄 선포 후 해제 있던 날
한국인들 미국주식 거래도 위축
이틀 간 매매 약 20% 급감한 듯
미국 기업들 주가 연일 오르는데
원화 값 급락 부담에 매수 미룬듯
연말 서학개미 거래 반등 조짐 불구
원화 약세, 주식 이민 발목잡을 수도
BOA “내년 1분기 1450원도 가능”
한국인들 미국주식 거래도 위축
이틀 간 매매 약 20% 급감한 듯
미국 기업들 주가 연일 오르는데
원화 값 급락 부담에 매수 미룬듯
연말 서학개미 거래 반등 조짐 불구
원화 약세, 주식 이민 발목잡을 수도
BOA “내년 1분기 1450원도 가능”
이례적인 ‘비상 계엄령 사태’에 이어 또 다시 탄핵 정국 그림자가 닥치자 서학개미들의 미국주식 투자 심리가 요동쳤다는 집계가 나왔다.
미국 증시는 한국 정치 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계엄령 선포를 기점으로 원화 값이 급락한 것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국내 주요 증권사들 집계를 종합하면 비상 계엄 선포와 해제가 번복된 시기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매 금액은 10% 이상 쪼그라든 것으로 추정된다.
예탁원에 따르면 이달 5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금액은 전 거래일보다 6.4% 줄었고, 6일에는 14% 쪼그라들었다. 매도 금액의 경우 5일과 6일은 각각 전날 대비 10%, 21.3% 줄었다.
이는 실제로는 미국 현지시간 3일과 4일에 있었던 한국 투자자들의 거래 동향을 보여주는 수치다.
예탁원 수치는 결제 시차와 현지 시차 때문에 현지 결제일보다 2거래일 늦게 공표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시간을 기준으로 3일 저녁 10시 30분 비상 계엄을 선포하고, 다음 날인 4일 새벽 4시 30분께 계엄 해제를 선포했으며 이어 탄핵 정국이 본격화됐다.
미국 증시로 따지면 현지시간 3일부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가 위축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부담감이 부각된 것 같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직후 달러대비 원화값은1446원까지 떨어지는 식으로 급락해 한국 투자자들로서는 그만큼 미국 주식을 더 비싸게 사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주요 기업들 주가가 연말 강세 기대를 타고 나날이 오르면서 매수 부담은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주식 매도가 줄어든 것도 비슷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계엄령 사태로 인한 달러 자산 선호와 연말 미국 주식 추가 상승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에서는 일단 팔지 말고 보유하자는 관망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미국 주식에 투자해온 경우 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화 표시 미국 주식 평가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한편 지난주 후반 이후부터는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국내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 매수에 나서는 식의 ‘주식 이민’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상 계엄에 이은 탄핵 정국 불확실성 탓에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휩싸인 국내 증시가 연일 변동성을 키우는 반면 미국 증시는 연말 강세장 기대를 타고 오르면서 ‘미국 주식 전시효과’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 3곳 집계를 보면 미국 주식 매매 금액은 이달 4일에는 전날보다 19% 줄었다가 5일 들어서는 34% 불어났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여전하다.
싱가포르계 투자사인 그래스하퍼 애셋의 대니얼 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계엄령과 탄핵 정국을 계기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더 심화될 것”이라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면 MSCI 전세계 지수가 약 3.5를 기록한 반면 한국 코스피 지수는 현재 0.8정도로 1을 밑돈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으로의 주식 이민 발목을 잡는 변수도 있다. 달러대비 원화값 추가 하락 가능성이다.
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다르쉬 싱하 뱅크오브아메리카 금리·외환 담당 책임 전략가는 내년 1분기 안에 원화값이 145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실물 경기가 나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통령 탄핵 불발을 둘러싼 정치권 대결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