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명암…명품 플랫폼 불황, 중고거래 ‘당근’은 훨훨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입력 : 2025.04.09 17:06:00
입력 : 2025.04.09 17:06:00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명품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이른바 ‘머트발’(머스트잇, 트렌비, 발란)로 묶이는 명품 플랫폼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은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발란의 최형록 대표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최 대표는 최근 정산 지연 사태로 판매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판매자들로부터 연이어 고소를 당한 상태다.
발란은 올해 1분기 계획했던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되며서 유동성 경색에 빠졌다.
발란은 회생 인가 전 인수자를 유치해 미지급 채권을 전액 변제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현재 발란의 미지급 정산 금액은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발란 사태’의 불똥이 명품 플랫폼 전반으로 튀는 모습이다.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은 현재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시리즈C 단계의 전략적 투자 유치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시리즈C 투자유치를 개시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 약 2개월 동안 단 한 곳의 벤처캐피털(VC) 신규 투자자로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머스트잇 측은 “이번 투자 유치는 유의미한 지분 투자를 전제로 한 논의로 장기적 성장 파트너십 구축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발란 사태로 명품 플랫폼의 투자 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으면서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명품 플랫폼 업체들의 실적에는 빨간 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머스트잇은 2023년 기준 영업손실은 79억원이었다. 같은 해 트렌비는 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 명품 플랫폼의 카드 결제액은 2022년(9245억원) 대비 지난해(3758억원)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고물가 시대 중고 거래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의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어 주목된다.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으로 인기를 얻은 당근마켓은 별도 기준으로 올해 매출 189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8배 증가하며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실적도 개선되는 흐름으로 보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5억과 84억 원으로, 연결 기준으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를 달성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서비스 론칭 이후 최다 거래 건수를 돌파했다. 올해 2월 기준 전체 월 거래상품은 100만건, 월 거래액은 900억원을 넘어섰다.
번개장터는 안전결제 도입 6개월만에 번개장터 플랫폼을 통해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개인 이용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안전결제가 호응을 얻는 이유는 구매자의 구매확정을 통한 정산 기능 때문”이라며 “판매자가 작성한 상품 정보만을 의지해서 구매해야 하고 환불이 어려운 개인간 중고거래에서 안전결제의 구매확정 기능은 구매자가 감내해야 했던 불안과 염려를 차단하는 역할을 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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