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세협상 타결에 … 현대차 주가 훨훨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5.07.23 18:02:34 I 수정 : 2025.07.23 20:15:59
트럼프, 車관세 절반으로 조정
한국산 비슷한 관세율 적용땐
수출실적 영향 줄일 수 있어
현대차 7.5%·기아 8.5% 상승






미국과 일본의 관세 협상 타결에 일본 자동차 주가뿐만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 일본이 관세율을 크게 낮추면서 비슷한 수준의 관세율만 적용받아도 그동안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전망에서다.

23일 현대차는 전일 대비 7.51% 오른 2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는 8.49% 상승한 10만6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차 주가가 22만원대로 복귀한 것은 올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대차 주가는 25만원대에서 올해 연초엔 21만원대까지 내려왔다.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높은 상호관세율을 발표하면서 현대차 주가는 4월 11일 18만원대로 내려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품목관세 25%에 대해 계속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고 한국 입장에선 매출 중 40%가량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지아 신공장 가동 등으로 자동차 수출이 미국에서 16.6% 감소할 정도로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이 일본과 자동차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자동차 품목별 관세율을 25%에서 12.5%로 낮추면서 한국도 비슷한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25일 한미 통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인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감안하면 한국 자동차가 일본 자동차보다 유리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과 동일하게 12.5%의 관세 부과 시 미국 시장 인센티브 축소만으로 관세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관세 12.5%가 현대차·기아의 연간이익에 미칠 영향을 각각 20억달러, 12억8000만달러로 추정했다.

현재 자동차 판매 가격에서 인센티브가 차지하는 비중은 6% 정도여서 인센티브를 줄이면 관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의 전망에 따르면 인센티브를 전체 축소할 경우 현대차는 24억달러, 기아는 20억달러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2% 수준의 가격 인상으로도 현대차는 8억달러, 기아는 7억달러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안정적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내연기관 중심으로 최대한 대응이 가능하고, 관세 비용 부담을 시장에 전가하지 않을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관세에 대한 부담으로 가격을 올렸지만 아직 현대차는 가격 인상 전이라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에 유리한 위치다. 현대차는 다음달부터 가격 인상에 나서 3분기 실적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관세 리스크와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로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저평가 상태를 몇 년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이미 주가가 낮은 상황이어서 배당수익률이 기아는 연간 7%, 현대차우는 8% 수준까지 올라왔고 주주환원 수준을 감안하면 주가 하방 지지력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CEO 인베스터데이(Investor Day)'를 통해 3년간(2025~2027년) 4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소각으로까지 이어지면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총주주수익률(TSR) 3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기차의 약진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다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지만 중국 전기차 역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계속 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적자 부담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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