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주가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STOXX 600 은행지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7일 유럽 주요 은행들로 구성된 STOXX 600 은행지수는 올해 들어 35.58% 올랐다. 주요 은행들의 실적 개선과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기조가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도이체방크, BNP파리바는 컨센서스를 웃도는 올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채권·외환 거래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올해 들어 주가가 70.43% 급등했다. 2분기 순이익은 14억8500만유로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프랑스의 BNP파리바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주가는 연초 대비 33.18% 올랐다. 2분기 순이익은 32억5800만유로로 1년 전보다 4% 감소했으나 시장 기대치를 상회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은행은 같은 기간 70.08% 뛰었다. 회사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13%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100억유로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점이 투자자 신뢰를 높였다.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58.94%에 달한다. 최근 독일 코메르츠방크에 대한 실질 의결권 지분 약 20%를 확보하고, 이를 최대 29.9%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유니크레디트는 그리스 알파은행 지분도 약 20%로 확대하는 등 전략적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영국 바클레이스(34.44%)와 HSBC(22.04%), 코메르츠방크(91.1%), 네덜란드 ING그룹(33.51%)·ABN암로(67.29%) 등이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럽 은행들은 자사주 매입과 중간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UBS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은 올해 744억유로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490억유로 규모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전망이다.
주주환원 정책 확대에도 유럽 은행들은 견고한 자본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유럽 주요 20개 대형 은행의 평균 CET1 비율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14.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럽 은행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8배로 미국 은행 중심인 KBW 은행지수의 13배보다 낮아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조사에 따르면 유럽에서 기업·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들의 순이자수익 확대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