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배송 '프레시코드' 결국 파산
입력 : 2023.07.07 17:25:50
제목 : 샐러드 배송 '프레시코드' 결국 파산
채권자 100명 이상…완전자본잠식, 채권 회수 불투명[톱데일리] 샐러드 배송 스타트업 프레시코드가 파산했다. 손익분기점(BEP)을 맞추지 못해 매년 영업적자가 누적된 데다 후속 투자유치에 난항을 겪으며 결국 문을 닫게 된 것으로 보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프레시코드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4월 정유석 프레시코드 대표가 법원에 프레시코드 파산을 신청한 데 따른 결정이다.
프레시코드는 지난 2016년 설립된 푸드 테크(Food Tech) 벤처기업이다. 1만원 미만의 가격에 직장인을 대상으로 샐러드를 정기 배송해 주는 구독경제 사업모델을 내세웠다. 프레시코드는 거점 배송지인 '프코스팟'(프레시코드 무료배송 지점)을 이용해 소비자 부담 배송비를 덜었다. 법인 설립 5년차인 지난 2021년 프레시코드 가입자는 20만명을 돌파했다.
프레시코드 매출은 지난 2017년 1억원 가량이었지만, 지난 2021년에는 11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매출이 증가할수록 영업손실도 따라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9년 프레시코드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프레시코드는 지난 2021년 NH벤처투자, 인라이트벤처스, 대성창업투자, 세종벤처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약 6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대규모 투자 유치에도 불구하고 프레시코드의 재무상황은 더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21년말 기준 프레시코드의 자본총계는 약 -32억원으로, 전년 -21억원 대비 악화됐다. 2021년 약 50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가장 큰 적자를 내면서 투자금이 금세 바닥을 보인 것이다.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던 2021년만 하더라도 적자를 감수하며 외형확장에 주력하는 이른바 '캐시번' 전략은 스타트업의 성공 방정식으로 여겨졌다. 매출이 성장하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후속 투자가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자 판도가 변했다. 투자자들은 매출 못지않게 수익성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BEP 도달 여부가 스타트업 투자의 중요 척도로 떠올랐다.
프레시코드는 2022년 중순부터 제3자 물류(3PL) 사업 진출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수천 개의 프코스팟을 도심형 물류거점으로 활용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신사업에 진출하기에는 프레시코드의 재무여력이 충분치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프레시코드의 당기순손실은 약 54억원에 달했으며 자산은 약 14억원에 불과했다. 자금경색이 발생하면서 협력사 대금 정산도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외부투자가 절실한 상황이었지만 후속 투자는 성사되지 않았다.
프레시코드의 몰락은 앞서 경영난을 겪었던 오늘식탁, 메쉬코리아(부릉)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 회사 모두 도심형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배송 중심의 사업을 펼쳤다. 이런 사업구조를 갖춘 회사가 BEP에 도달하기 위해선 물류 인프라를 일정 수준 이상까지 확장하고, 대량 생산을 통해 단위당 비용을 낮추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 이들 회사는 사업에서 나는 적자를 외부 투자로 메워 왔기에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자 극심한 경영난에 봉착하게 됐다.
프레시코드 채권자 명단에는 100여개 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프레시코드 협력사 대부분이 채무를 변제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프레시코드 파산이 다른 스타트업 자금난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프레시코드 설립과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도 마찬가지로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오는 13일 파산재단은 공매를 진행해 프레시코드의 잔여 재산을 매각할 예정이다. 프레시코드가 보유한 상표권, 특허권과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매각해 채권을 변제하기 위함이다. 다만 프레시코드 재산 최저매각가는 1000만원에 불과해, 채무 상환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경영참여 목적으로 10억원 어치 프레시코드 지분을 매입한 롯데웰푸드(롯데제과)도 최근 투자금을 전액 손상처리했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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