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기아, EV 고심 드러낸 이유는

입력 : 2023.07.27 16:46:04
제목 : '최대 실적' 기아, EV 고심 드러낸 이유는
2Q 영업익 3조4030억, 전년比 52.3%↑…분기 최대치 경신 EV 대중화 속 입지 확보 사활…"수익성보다 M/S 유지에 방점"

[톱데일리]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연간 실적 눈높이를 상향조정했다. 다만 전기차(EV)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 흐름의 변화 속 시장점유율(M/S) 확보를 위한 고심도 짙었다.

기아는 27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재무제표 기준)은 3조4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6조2442억원으로 20.0%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조8169억원으로 49.8% 증가했다. 이를 반영한 영업이익률은 2.8%포인트(p) 증가한 13.0%를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다. 앞서 투자은행업계 전망치는 매출 25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2000억원이었다.



기아의 호실적 배경도 현대차와 동일했다. 기아 관계자는 "견조한 수요가 유지된 가운데 생산 정상화에 따른 공급 확대로 판매가 증가했다"며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확대 및 인센티브 절감 등 수익구조의 개선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호적 환율 영향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80만7772대(도매 기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부침을 겪고 있는 중국을 제외한 차급별 판매비중을 살펴보면 레저용차량(RV)의 비중은 68%로, 전년 동기 대비 2.6%p 확대됐다. 역대 최고치다. 해당 기간 원·달러 평균환율은 131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상승했다.

대당 판매가격(ASP) 상승도 한몫했다. 기아의 2분기 ASP는 346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3%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기아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실적 목표를 재조정했다. 매출은 기존 97조6000억원에서 100조원으로 2조4000억원 상향조정했고, 영업이익은 9조3000억원에서 11조5000억~12조원으로 2조2000억~2조7000억원 눈높이를 높였다. 영업이익률은 9.5%에서 11.5~12.0%로 2.0~2.5% 상향조정했다.

◆ EV 대중화 시대…시장점유율 유지 '총력'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우려의 시선 역시 상존했다. 격화하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가 일례다. 기아는 수익성보다 시장점유율 유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전기차 시장은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대중화 시대에 돌입하면서 점차 격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인센티브는 전기차 중심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익구조상 전기차가 목표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당분간 격화된 전기차 시장에서는 수익성보다 시장점유율을 지키는 데 무게를 둘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가격 부분도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2024년 이후 신차가 나가면서 정책적인 부분이 고려돼 시행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아는 중장기 전략에 전동화를 핵심으로 두고 있다. 기아가 올해 CEO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제시한 중장기 전기차 판매 목표는 2026년 100만5000대, 2030년 160만대다. 기존 대비 각각 20만대, 40만대 높게 설정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 테슬라를 중심으로 가격 및 충전 관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한 기아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기아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4만4000대(소매 판매 기준)의 전기차를 판매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하기에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아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의 속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아는 3분기 내 유럽과 미국향(向) EV9 양산에 돌입하고, 4분기부터는 각 시장별로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경우 전용 전기차 EV6와 EV5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판매 반등과 브랜드력 제고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기아가 2027년까지 구축할 전기차 라인업은 총 15종이다.

전기차 시장의 입지 위축을 방어하기 위해 가격과 충전 부문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경제형 전기차와 충전 시스템 정비, 고객 부담이 큰 배터리 관련 부문을 재정비한다는 구상이다.

기아 관계자는 "가격적인 면에서 경제형 전기차를 통해 고객 부담을 낮출 계획"이라며 "더불어 BaaS(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 등 고객들이 가격 부담을 많이 느끼는 배터리 부분 관련 실증 사업을 통해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충전 편의성 향상을 위해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과 동맹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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