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리스크,대체불가 파트너십이 돌파구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입력 : 2024.09.23 17:57:41
한미협회·대한상의 콘퍼런스
트럼프 당선땐 고용압박 심화
해리스,동맹이뤄 中수출 통제
누가 돼도 미중갈등은 지속
반도체 넘어 AI·양자컴 확전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협회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한미 산업 협력 콘퍼런스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전망이 논의됐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최중경 한미협회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비롯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충우 기자


11월 미국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소속 카멀라 해리스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중국 압박과 자국 첨단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돼 한국이 전략적 포지셔닝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반도체 보조금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이고 해리스 후보가 승리하면 한국·일본·유럽 등 '유사 입장국' 간 동맹을 이뤄 첨단산업 수출 규제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한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한미 산업협력 지형 변화' 콘퍼런스를 열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반도체, 배터리 산업 전망과 이에 따른 한국의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게리 클라이드 허프바워 피터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트럼프는 중국을 적으로, 해리스는 경쟁자로 보고 있는 만큼 트럼프 당선 시 긴장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창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기업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팹)을 건설하고 운영하면서 반드시 일정 수준의 인력을 해당 도시 안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첨단 반도체 팹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결국 팹 건설에 대한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보조금을 타는 조건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도록 하는 가드레일 조건이 강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 교수는 "해리스가 당선되면 동맹국과 함께 첨단기술 수출 통제 기구를 결성해 중국을 압박하고 자국 내 투자 인센티브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중 반도체 전쟁에 이어 미국 내 빅테크 간 합종연횡에 따른 불똥이 튈 우려도 제기됐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미·중 경쟁은 반도체를 넘어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전반으로 확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으로서는 기술력을 기르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권 교수는 "한국은 고성능 AI 전용 메모리칩과 선행 기술 등 제반 분야에서 미국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터리 공급망의 '탈중국' 역시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지속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배터리 전쟁'의 저자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S&P 글로벌 수석 애널리스트는 "해리스는 미국 스쿨버스 전동화를 위해 5년간 매년 10억달러를 지출할 계획일 정도로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이지만 트럼프는 전기차를 '틈새시장'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며 "트럼프는 청정 에너지 분야 지출을 인프라스트럭처에 재배치할 계획이고, 고용 등 분야에서 감세를 약속한 만큼 전동화 분야 지원을 줄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리스가 당선되면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현재의 1위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내 대규모 투자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정경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지속가능미래기술연구본부장은 "중국 배터리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업체로서는 원료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직 계열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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