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순방하는 동남아, ETF 투자처로 부상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입력 : 2024.10.07 17:39:36
미국 기준금리 인하 나서고
각국 재정지출 확대도 호재
동남아 투자 주식형 펀드
3개월 수익률 6.6%로 두각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 일정에 포함된 국가(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들이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신흥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통화 확장 정책이 겹친 결과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ACE 필리핀MSCI(합성)' 'ACE 싱가포르리츠'는 올해 7월 초 대비 현재 수익률이 각각 20.4%, 18.2%를 기록하고 있다. 특정 국가 종목을 위주로 구성한 ETF 가운데 중국 관련 상품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이들 ETF뿐만 아니라 동남아 주식 시장이 올 3분기부터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동남아 주식형 펀드 19개의 수익률은 6.64%였다. 같은 기간 북미, 유럽 등이 부진하며 전 세계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3분기 들어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명확해지면서 신흥국·선진국 시장 간 희비가 엇갈린 모양새다.

특히 필리핀은 자체적인 통화·재정 정책이 자국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ACE 필리핀MSCI(합성) 부양에 큰 역할을 했다.

신민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전문연구원은 "지난 8월 필리핀은 4년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섰고, 2025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대대적으로 재정 지출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그 덕분에 최근 발표된 2분기 경제성장률은 6.3%로 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의 재정 지출 확대 정책에서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이 중요한 축을 이루는데, 이는 이날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도 중요 의제로 다뤄졌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목표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역할을 키워 이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 지원도 가능하다"며 "필리핀 지역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기업의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해 양국이 '윈윈'하는 경제협력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라오스에서 개최되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6일 출국해 필리핀, 싱가포르, 라오스 순으로 3개국 순방 일정(5박6일)을 소화하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 부동산에 주로 투자하는 ACE 싱가포르리츠는 금리 인하 기조의 덕을 봤다.

리츠는 오피스 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한 뒤 매각 차익이나 임대료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데,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이자 부담이 경감돼 수익성이 개선된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은 "ACE 싱가포르리츠는 주로 싱가포르 정부의 개발 사업에 자금을 지원해 부동산 시장 불안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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