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핵심 광물 통제 강화"…격화하는 공급망 전쟁

"자국 내 외국기업 희토류 공장 지분도 사들여"희토류 정보 해외 유출엔 11년 징역형도
차병섭

입력 : 2024.10.27 16:44:18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강력히 통제하는 가운데, 중국은 이에 맞서 희토류 등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에 대해 생산·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최근 몇 주간 일련의 조치를 통해 외국 반도체 기업 등이 중국에서 생산·정제된 희토류와 기타 광물을 구매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수출업체들은 이달 1일부터 희토류 수출 물량이 서방 공급망 내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당국에 구체적으로 단계별 추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중국 당국은 이를 통해 어떤 외국 기업이 희토류를 공급받는 지와 관련해 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또 희토류 채굴·생산 기업들에 대한 소유권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마지막으로 외국인 소유로 남아있던 희토류 정제 공장 2곳이 중국 국유 기업에 의해 인수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두 공장은 캐나다 업체인 '네오 퍼포먼스 머티리얼즈'(네오) 소유인데, 네오 측은 연말까지 장쑤성 우시에 있는 디스프로슘 정제 공장 지분 86%를 중국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성허자원에 매각할 방침이라고 최근 밝혔다.

희토류의 일종인 디스프로슘은 내열성이 강해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데,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9.9%를 차지하고 있다.

네오 측은 나머지 정제공장 1곳도 문을 닫고 장비와 인력을 성허자원 측에 넘기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희토류 채굴·정제를 국가 기밀로 분류하고 관련 정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희토류 업계 인사 2명이 외국인에게 정보를 넘겼다가 11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방첩기관인 중국 국가안전부가 지난달 밝히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 15일부터는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방염제·야간투시경·핵무기 등의 원료로 쓰이는 준금속 안티몬에 대한 수출 통제도 시행 중이다.

국가 안보와 국익을 수호하고 국제 핵확산 금지 등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중국 측 주장이다.

미국 지질조사국 자료를 보면 중국은 지난해 글로벌 안티몬 생산량의 48%를 차지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흑연에 대해 수출을 통제 중이다.

자국이 사실상 독점 중인 희토류 가공 기술에 대해서도 수출을 막았다.

NYT는 중국이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희토류를 추출할 수 있는 화학 기술 수준에서도 우위에 있으며, 용매추출 기술이 외국보다 한세대 앞서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39개 대학에 희토류 산업 관련 엔지니어·연구원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반면, 미국·유럽에서는 대부분 간헐적으로 관련 강의가 개설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미 콜로라도 광업대학의 로드릭 에거트는 "순수하게 상업적 측면에서 보면, 많은 논의에도 불구하고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투자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bsch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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