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수난시대···신세계도 적자 전환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입력 : 2024.11.08 16:50:45
입력 : 2024.11.08 16:50:45
면세점 주요 4개사 모두 적자 기록할듯
관광 트렌드 변화·고환율 겹쳐 업황 악화
관광 트렌드 변화·고환율 겹쳐 업황 악화
면세점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국내 주요 업체들이 3분기 연달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싹쓸이 쇼핑’이 줄고 원화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면세업계 실적 악화 또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8일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3분기에 162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9.5% 하락한 수치다.
신세계면세점의 순매출액(총매출에서 할인 등 마케팅 비용 제외한 액수)은 지난해 4361억원에서 4717억원으로 8.2% 늘었다.
그러나 인천공항 정식매장 개점으로 임대료 부담이 오르고, 중국 소비 침체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가 줄어 수익성이 악화됐다. 당기순이익은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618억원) 대비 40.7%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에 신라·롯데·신세계·현대 주요 4개 면세점이 모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387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해 호텔신라 전체적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면세점 역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9% 감소한 2282억원을 올렸으나 8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면세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롯데면세점은 작년 3분기에도 영업손실 183억원을 내 4개 면세점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면세점 업계의 부진은 명품·화장품·기념품 등을 ‘싹쓸이’하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고,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방식이 개별 배낭여행 위주로 바뀐 영향이 크다.
이들은 면세점보다 올리브영·다이소 등 영화·드라마 등으로 노출이 많이 된 ‘K컬쳐’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방식으로 관광 방식을 바꿨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여행객들이 면세점 쇼핑을 줄인 것도 타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더이상 면세점에서 명품이나 기념품을 많이 사지 않고, 한국인들은 차라리 엔저로 득을 볼 수 있는 일본 쇼핑을 늘려 면세 업계가 악화됐다”며 “원화값이 떨어지면 기존에 매입해놨던 상품을 더 높은 가치로 팔 수 있지만, 이런 차익 효과는 제한적일뿐”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부진과 함께 불경기로 백화점 업황 악화까지 겹쳐 (주)신세계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7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5%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줄었다.
백화점 사업 부문을 살펴보면 3분기 매출액이 1조6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고,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4.8% 줄었다. 이상 기후로 패션 매출이 줄어든 점이 악영향이 됐다.
같은 기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액은 2960억원으로 6.3% 줄었고,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65.4% 수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