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어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 4000개 육박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입력 : 2025.01.03 18:01:42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
8년만에 47% 크게 늘어
작년 기업부채 2743조원
"재무개선·구조조정 필요"








기업들 빚이 늘어나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를 못 내는 한계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버는 돈은 줄어들고 고금리로 이자 부담은 커지는 상황 탓이다.

3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기업부채 부담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기업 부채는 2015년 말 1621조원에서 작년 1분기 2743조원으로 10년도 안 돼 1000조원 이상 불어났다. 이는 주요 43개국 중 중국·미국·일본 등에 이어 9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은 93.1%에서 112.2%까지 늘어났다.

반면 기업들 영업이익 증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기업체의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2021년에 전년 대비 60.1% 늘었지만 2022년에는 11.2%, 2023년에는 31.4% 감소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이자 부담은 급증하고 있다. 2021년 0.5% 줄었던 이자 부담은 2022년 29%, 2023년 38.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많아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예정처에 따르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고 업력이 10년 이상인 기업은 2015년 2688개에서 2023년 3950개로 8년간 47% 늘었다. 같은 기간 GDP는 1740조원에서 2400조원으로 38% 증가했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기업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뜻이다.

기업의 과도한 부채와 이자 부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예정처는 한계기업 재무건전성 개선 지원과 기업 대출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정처는 "한정된 자원의 기업 대출이 기업 경쟁력 강화와 산업 체질 개선에 사용될 수 있는 정책 개발 및 경제의 구조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좀비기업 퇴출 등 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매일경제가 최근 경제학자 1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많은 28.2%가 한국 경제가 도약하기 위해 기업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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