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겨울이 왔다"… 커지는 中실적 우려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5.01.05 16:57:35 I 수정 : 2025.01.06 19:01:31
계속되는 中 소비심리 위축
작년말 아이폰 실적 저조에
연초 아이폰16 등 할인판매
5거래일 연속 매도에 6% 뚝
부진한 유럽매출도 주가 발목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월가 일각에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실적 발목을 잡은 중국 판매 둔화 리스크가 다시 부각된 탓이다. 다만 특히 작년에는 미·중 갈등보다 중국의 경제 하방 압력과 소비심리 둔화가 추가 변수로 떠올랐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0.2% 하락하면서 243.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은 지난달 26일 259.02달러에 거래돼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5거래일 연속 내려 이 기간 동안 약 6% 떨어졌다. 애플은 작년 상반기에 대형 기술기업 중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탓에 주가 상승세가 더딘 흐름을 보였다.

이후 하반기 들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등이 AI에 과도하게 투자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오히려 애플이 주목받는 반사 효과를 누리며 지난해 주가가 약 30% 올랐다.

다만 새해 들어 작년 4분기 애플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스위스계 대형 투자은행 UBS의 데이비드 보그트 연구원은 투자 보고서를 통해 "이곳(애플)에 겨울이 찾아왔다"면서 작년 4분기 이후 애플의 아이폰 매출이 시장 전망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그트 연구원은 "작년 11월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 대수가 2023년 11월보다 28%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작년 4분기 아이폰 매출이 전문가들 기대치보다 5%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 중 약 51%를 차지하고 있다.

UBS 측은 다만 애플에 대해 중립 투자의견과 12개월 목표가 236달러를 유지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 기준 월가 기대치(248달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애플은 최근 중국 시장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가격 할인 등 판촉 행사에 들어간다. 일례로 7일까지 중국에서 아이폰 모델 일부 기종 가격을 낮춘다. 최신 주력 기종인 아이폰16 프로와 아이폰16 프로맥스를 각각 500위안(약 10만원) 싸게 살 수 있다. 할인 후 아이폰16 프로의 중국 내수 가격은 7999위안(약 160만원)부터, 아이폰16 프로맥스는 9999위안(약 200만원)부터 시작한다.

할인 행사가 애플의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실적을 끌어올릴지는 미지수다. 화웨이로 대표되는 중국산 스마트폰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데다 중국 부동산 침체와 실물경제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전반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국뿐 아니라 또 다른 주요 시장인 유럽도 매출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AI 시대에도 아이폰 하드웨어가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전문가·소비자들의 평가가 이어진 가운데 보그트 연구원은 "작년 11월 아이폰 매출은 유럽지역에서도 1년 전보다 8% 줄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희망론도 나온다. 일례로 지난달 말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선임연구원은 애플의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300달러에서 325달러로 올려 잡았다.

한편 전자기기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2021년 4분기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3%를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중국 업체인 비보(19%)와 오포(17%) 등을 제치고 오랜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애플이 분기별 1위에 오른 것은 2016년 4분기 이후 처음이고 시장점유율 23%는 중국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 수치였던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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