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어귀마다 빨간 얼굴 빼꼼'…겨울 제주 동백꽃 절정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신흥리 등 곳곳이 동백 명소
백나용

입력 : 2025.01.11 06:30:01


동백꽃과 함께하는 제주의 겨울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동백포레스트를 찾은 관광객들이 만개한 동백꽃을 보며 겨울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2023.1.9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매서운 추위에도 활짝 피어나는 동백은 겨울과 봄을 이어주는 꽃으로 불린다.

특히 이맘때 제주는 한창 '동백꽃 필 무렵'이다.

새빨간 토종동백과 진분홍 애기동백은 개화 시기를 달리하며 제주 겨울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제주에서는 거센 바람을 막는 방풍림으로 동백나무를 심었던 터라 어디를 가도 마을 어귀에 동백이 있다.

이번 주말에는 소복이 쌓인 눈 사이로 동백꽃이 핀 길을 걸으며 새해에는 '꽃길만 걷자'고 소망해 보자.

제주에서 동백으로 가장 유명한 지역은 서귀포시 남원읍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는 300년이 넘은 신흥동백나무군락(제주도기념물 제27호)을 품은 마을이다.

1706년 광산김씨 일가가 정착해 당시 방풍림으로 동백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신흥2리는 '제주동백마을'이라고도 불리는 데 2007년 마을이 생긴 지 300년 된 것을 기념해 주민들이 토종동백나무 300그루를 직접 심고 가꾼 것이 시작이 됐다.

마을에서 공동 운영하는 동백마을 방앗간에서는 땅에 곱게 떨어진 토종동백나무 열매 속 씨앗을 모아 짜낸 100% 순수 동백기름을 만날 수 있다.

착유 체험도 가능하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제주동백수목원에 핀 애기동백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동백나무군락에 핀 토종동백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는 제주도기념물 제39호로 지정된 동백나무 군락이 있다.

약 150년 전 이 마을로 시집온 현맹춘 할머니가 바람을 막기 위해 한라산에서 동백 씨앗을 따다가 황무지였던 이곳에 뿌린 것이 숲을 이뤘다.

동백나무가 마치 솜사탕처럼 동그랗게 조경돼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사진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현재 동백나무 약 500그루가 조성돼 있으며 가장 큰 나무는 둘레 1.4m에 높이는 10m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시에도 동백 명소가 있다.

바로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동백동산'이다.

동백나무가 전체 수목의 3분의 1을 차지해 붙여진 이름이지만 키가 큰 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 키가 작은 동백나무는 자세히 봐야만 볼 수 있다.

동백나무군락과 같은 화려한 맛은 없지만, 호젓한 겨울 낭만을 느끼기엔 최고다.

특히 동백동산에서는 동백나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한 여러 희귀·멸종위기종 동식물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의 겨울은 동백의 계절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을 찾은 관광객이 동백꽃이 활짝 핀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2025.1.2 jihopark@yna.co.kr

제주4·3평화공원도 동백꽃을 만날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다.

시들기도 전 속절없이 '툭'하고 떨어지는 토종동백꽃은 제주에서 4·3사건 당시 희생된 영혼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4·3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배지 모양도 동백꽃이다.

4·3평화공원에는 4·3 유족과 도민이 기증한 것을 포함한 500그루 넘는 동백나무가 서 있다.

4·3평화공원은 고도가 높은 중산간에 자리 잡고 있어 초봄까지도 동백꽃을 만날 수 있다.

제주4·3희생자추념일에 찾으면 동백과 함께 흩날리는 벚꽃까지 볼 수 있다.

공원 내 4·3평화기념관 입구 인근에는 커다란 동백꽃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이외에도 현맹춘 할머니 손자가 위미리 동백나무군락 인근에 조성한 제주동백수목원, 한라산과 감귤나무, 동백꽃의 조화가 멋스러운 휴애리자연생활공원, 규모가 큰 카멜리아힐, 동글동글 조경된 동백나무가 귀여운 동백포레스트 등도 찾아가 볼 만한 명소다.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일
(제주=연합뉴스)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일인 2023년 4월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벚꽃과 동백이 함께 펴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dragon.m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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