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채에 15조원 뭉칫돈…실적 개선 기대에 ‘흥행 릴레이’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5.02.14 15:44:50
입력 : 2025.02.14 15:44:50

연초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며 증권사 회사채에도 매번 조 단위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경계심이 있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실적 기대로 증권채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모양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6개 증권사가 올해 들어 진행한 회사채(증권채) 수요예측에서 모집한 자금은 총 15조100억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의 채권 발행 목적이 대부분 기존 채무 상환임을 감안하면 이번 자금 조달로 이자 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6개 증권사는 모두 개별 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에서 목표액 조달에 성공했다.
증권채가 흥행하는 배경에는 실적 개선이 작용했다. 지난해 서학개미 열풍과 자산 평가 이익 증가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대폭 좋아졌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지난 2023년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쌓았던 충당금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증권사가 한곳도 없었다.
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 주식의 자산 가치가 급증한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브로커지리(위탁매매) 수수료도 대폭 늘어났다.
증권업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촉발된 ‘관세 전쟁’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 시장 내 증권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시장 금리 하락과 증권업 실적 개선 기대가 맞물리면서 증권사에 우호적인 자금 조달 여건이 형성됐다”고 짚었다.
한편 이달 회사채 시장은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아지고 스프레드 축소세를 보이는 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회사채 AA-등급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 간의 차이(스프레드)는 지난해 말 70bp(1bp=0.01%포인트) 안팎에서 움직였지만 현재 58bp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스프레드가 축소된다는 것은 기업이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월 초 회사채 수요예측은 경쟁률은 높아지고 발행 스프레드는 낮아지면서 더 강세를 보였다”며 “회사채 시장의 계절적 요인을 감안할 때 회사채 발행물 투자 수요는 2월 말까지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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