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평균 6.4조 거래그쳐 알트코인은 더 크게 위축 작년말 최대 실적 찍은 거래소 올 1분기 실적은 둔화 불가피 반감기로 수익감소한 채굴업체 AI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모색
비트코인이 지난해 12월 10만달러를 돌파한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두 달 새 국내 가상자산 시장 거래대금도 76%가량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지며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4일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10~13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조43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12월 첫째 주(지난해 12월 2~8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인 27조2559억원의 23.6%에 불과하다. 이는 비트코인이 지난해 12월 10만달러를 돌파한 이후 두 달 넘게 박스권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나 관세 쇼크 등의 이슈가 있었지만 큰 틀에선 9만달러에서 11만달러 사이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코인 시장을 기준으로는 알트코인의 약세가 시장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8일 1조6100억달러에서 이날 오후 2시 기준 1조2400억달러로 22.98% 감소했다. 알트코인 선호도가 높은 국내 코인 시장 특성상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글트렌드 기준으로도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관심도는 지난해 12월 초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며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두고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 회의론자로 유명한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장기적 크립토 윈터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나온다. 특히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대표 비트코인 채굴기업 라이엇플랫폼스는 13일(현지시간) 제이비 레버턴, 덕 무턴, 마이클 터너 3명이 이사회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라이엇은 이들이 향후 '비트코인 채굴 자산의 AI 및 고성능컴퓨터(HPC)용 자산으로의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채굴기업 코어사이언티픽은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코어위브와 비트코인 채굴장을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이 신성장 동력 발굴에 나서는 것은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거치면서 채굴에 대한 보상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가상자산 상승장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내놓은 코인 거래소들도 향후 실적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약세가 지속되면 거래실적이 급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는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138% 늘어난 2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날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은 로빈후드에 이어 코인베이스도 높은 실적을 거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