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안삽니다”...미국 한마디에 곤두박질친 가상화폐 관련 기업주가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입력 : 2025.03.12 16:49:24 I 수정 : 2025.03.12 21:04:37
비트코인 추가 매입 계획 없자
스트래티지·코인베이스 등 하락
국대 스테이블코인 거래도 뚝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의 주가 하락을 챗GPT가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자료 = 챗GPT 생성 이미지>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계획에 추가 매입 방안이 없다는 소식에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지난 7일 백악관에서 열린 가상화폐 회담 이후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는 방침만 밝혔을 뿐 추가로 매입에는 선을 그었다.

이에 가상자산 관련 상장사 주가가 털썩 주저앉았다.

세계에서 가장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기업인 스트래티지는 3월 7일부터 3월 11일까지 스트래티지의 주가는 약 5% 떨어져 260.59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스트래티지 주가는 10% 넘게 하락한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210억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더 사들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은 11일(현지시간) X에 “미국은 4000만 달러로 국토의 78%를 매입했다. 이제 비트코인을 사야 한다”는 글을 남기며 비트코인에 대한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시장의 실망감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지난 7일 이후 약 6% 하락하며 11일(현지시간) 191.69달러로 마감했다.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22% 넘게 하락했다.

또 다른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로빈후드 역시 7일부터 11% 이상 급락했다.

특히 7일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이 로빈후드에 26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고객들에게 375만 달러의 보상 지급을 명령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의심스러운 거래 탐지와 보고 미흡, 해킹된 고객 계좌를 방치한 점이 이유였다. 로빈후드의 주가는 11일 종가 36.36달러로 올해 들어 약 2% 떨어졌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 마라 홀딩스는 7일부터 10% 이상 급락하며 13.32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약 20% 하락했다.

또 다른 주요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헛8 역시 같은 기간 5% 이상 하락해 11.88달러로 마감했으며, 올해 들어 42%가량 급락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관련 회사에 대한 기대감을 시장이 접은 건 아니다. 11일(현지시간) 비트와이즈는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기업들의 주식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인 ‘비트와이즈 비트코인 스탠다드 코퍼레이션 ETF(OWN)’를 출시했다.

이 ETF는 최소 1000개 이상 비트코인 보유한 기업들의 주식으로 구성된 ‘비트와이즈 비트코인 스탠다드 코퍼레이션 지수’를 추종한다. 단일 기업의 최대 비중은 20%로 제한된다.

맷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보유하는 이유는 개인 투자자들과 같다”며 “이 기업들은 비트코인을 희소한 전략적 준비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와이즈 외에도 자산운용사 스트라이브와 REX 셰어즈도 스트래티지를 비롯한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이 발행하는 전환사채에 투자하는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들 가상자산 관련 기업과 그 기업에 투자하는 ETF의 향방을 결정할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들어 내림세다.

‘크립토 대통령’을 표명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한 지난 1월 20일 10만 8000달러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일 7만 60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가 12일에는 오후 2시 기준 전일 대비 2%가량 반등하며 8만1000달러대에 머물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에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데다,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계획에 추가 매입이 없자 투자 심리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백악관 가상자산 회담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아 실망감에 비트코인 하락에 영향을 미쳤고, 세계 경기 불황이 지속되며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돼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이 동시에 하락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경제 지표가 호조로 나타나 금리 인하를 시행할 여건이 조성된다면 비트코인 가격 회복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 동안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3억7031만7993개로 지난 2월 3일 기록했던 12억8008만6847개 대비 71.07% 감소했다.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지난달 24일 2조원 규모 바이비트 해킹 사건 때 선물 포지션의 담보금 청산을 막기 위한 수요와 해외거래소 해킹에 위험을 느낀 투자자들의 국내 거래소 자산 이전 수요 등으로 잠시 증가했다가 다시 급감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국내 거래소들이 100만원 미만 가상자산 송금에 대해서도 트래블룰을 적용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는 지난달 13일부터 100만원 미만 가상자산 송금에 대해서도 트래블룰을 적용했고 빗썸은 다음 달 1일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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