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걸려 있는데 사인할 사람이”…체코 원전수출, 최종계약 ‘삐걱’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5.03.12 21:59:37
입력 : 2025.03.12 21:59:37
체코 “역사상 최대투자” 자랑하는데
국내 정국 혼란에 계약 미뤄질 수도
UAE 원전 수주땐 MB 직접 나가 서명
체코 언론도 계약연기 가능성 거론
정부·한수원 “계약엔 문제 없어”
국내 정국 혼란에 계약 미뤄질 수도
UAE 원전 수주땐 MB 직접 나가 서명
체코 언론도 계약연기 가능성 거론
정부·한수원 “계약엔 문제 없어”

이달 말로 기대했던 체코 원전 수주 최종계약이 삐걱거리고 있다. 계약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체코 측과 큰 이견이 없는 상태지만, 국내 정국 혼란으로 인해 계약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부상했다. 체코 현지 언론도 비상계엄 이후 한국 정치 상황을 주시하며 계약 지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체코 유력 일간지 ‘믈라다 프론타 드네스(Mlada fronta DNES)’는 11일(현지시간) 장현승 한국수력원자력 체코원전사업처장의 인터뷰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인터뷰에서 장 처장은 “3월 31일까지 계약 체결을 마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다는 점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지만 구체적인 계약 체결 날짜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체코 현지 언론은 한국 비상계엄 상황으로 원전 최종 계약이 연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지난달 13일 체코 일간 ‘리도베 노비니’는 체코 정부국가경제위원회 위원인 루카스 코반다의 칼럼을 통해 “최종 계약이 연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리도베 노비니는 “국회의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의 원전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인물이고,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 역시 그의 중요한 정책 중 하나였다”며 “한국의 조기 대선 문제 등이 원전 계약 진행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원전은 국가 주도의 개발과 운영이 이뤄지기 때문에 ‘정부 대 정부’ 사업으로 인식된다.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계약 때도 이명박 대통령이 UAE를 찾아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원전사업 계약 서명식을 진행한 바 있다. 국내 정치 상황과 맞물려 체코 원전 최종 계약이 지연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윤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마저 탄핵으로 직무정지 상태에 놓이면서 체코 측과 소위 ‘급 맞추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체코 측은 이번 프로젝트를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 프로젝트’라고 의미를 부여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탄핵 판결 결과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까지 계약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정부와 한수원은 계약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당초 예정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계약 체결 전에 발주사도 체코 정부의 승인 등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일정이 조금 지연되는 측면은 있다”면서도 “우리의 정치적인 상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수원 관계자 역시 “체코 측과는 큰 문제없이 계약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사실상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며 “조금 늦어지더라도 4월 초까지는 최종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서 체코 언론은 한국의 친원전 정책 폐기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1기 철회를 골자로 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이 같은 우려가 더 커진 상태다.

이날 한수원 인터뷰에서도 체코 현지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려는 메시지가 다수 나왔다.
체코 언론은 “한국 정부의 원전 확장 계획이 줄어들었는데, 새 정부의 체코 원전 프로젝트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체코 원전 프로젝트는 한국 정치권에서 국가적 중요 사업으로 간주되고 있고, 여당과 야당 모두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수원은 “한국의 원전 확장 계획은 전력 수요 예측과 기존 원전 수명 연장,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등을 고려해 조정된 것”이라며 “이는 한국 내 원전 건설과 관련된 문제이고, 체코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코 측과의 협상은 지난해 7월 17일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최종 계약이 성사되면 한수원이 중심이된 ‘팀 코리아’는 두코바니 5·6호기에 대한 건설을 맡는다. 2036년 원전의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만 24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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