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는 꽁꽁 얼었는데···천연가스주 투심만 활활
홍성용 기자(hsygd@mk.co.kr)
입력 : 2025.03.31 16:33:59
입력 : 2025.03.31 16:33:59

미국 뉴욕 증시가 최근 한 달 새 6% 하락하면서 꽁꽁 얼어붙었지만, 천연가스(LNG) 관련주는 10% 넘게 오르면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알래스카 가스 개발 등을 관세 회피를 위한 카드로 제안하고 있어서다. 천연가스 가격 가격은 지난 18일 MMBtu(가스 열량 단위)당 4.05달러를 기록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은 이날 기준 MMBtu(가스 열량 단위)당 4.19달러에 거래 중이다. 1월 말 단기 저점(3.04달러) 대비 38%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시점과 비교하면 52% 상승한 가격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미국에서 35년만에 가장 추웠던 4월 등 극단적 날씨 패턴이 나타나 수요가 급등했던 때와 유사한 가격까지 올라섰다.
이에 LNG 관련 기업 가운데 미국 내 천연가스 생산 1위 회사인 EQT코퍼레이션은 최근 한 달새 주가가 10% 넘게 올랐다. S&P500 지수가 같은달 6.27%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EQT코퍼레이션은 지난 반년 동안은 주가가 45% 올랐다. 회사의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 81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40%가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월가에서는 이 종목의 최고 목표가를 73달러로 제시했는데, 현재 53달러 기준 40% 가까운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
천연가스 상장지수펀드(ETF)인 ‘프로셰어스 울트라 블룸버그 천연가스(BOIL)’와 ‘미국 천연가스 펀드(UNG)’도 주가가 각각 한 달동안 8.3%, 4.8% 올랐다.
이들 종목의 투심은 트럼프 2기 정부가 천연가스 판매와 천연가스 개발에 대한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연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LNG 구매를 정상회담 자리에서 관세 회피를 위한 카드로 제시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미국과의 관계 유지를 위한 필수 확대 목록으로까지 몸집이 커졌다.
최근 마이크 던비리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스를 구매하지 않거나 구매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역적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한국이 알래스카산 가스를 구매하는 것이 핵심 열쇠다” 라고 노골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 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원유 수입국에 25% 관세를 매기기로 하는 등 전 세계 최대 석유·천연가스 보유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 제재에 나선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9일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과 유럽 에너지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내 사업 관련 기존 허가를 취소했다. 특히 공화당 기부 석유 그룹인 글로벌오일 산하의 글로벌오일터미널스 사업허가도 취소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천연가스 생산 지원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는 모습이다. 라이트 장관은 이달 열린 케임브리지 에너지 조사 연구소 콘퍼런스에서 “재생 에너지는 결코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없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비이성적이고 사이비 종교적인 기후정책을 폐지하고 천연가스 생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의 LNG 시장 호황에 따른 과잉 공급 우려도 섣부른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LNG 수출업체 프리포트LNG의 마이클 스미스 CEO는 “과잉 공급 우려는 없다.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고 밝혔고, 바론스도 “미국의 LNG 수출은 34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상장된 천연가스 ETN들의 올해 수익률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 천연가스 선물 ETN(H)은 30% 수익률을 냈고, KB천연가스 선물 ETN(H)·대신 천연가스 선물 ETN(H)·메리츠 천연가스 선물 ETN(H) 등이 모두 29~30%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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