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 이제 미련없이 포기합니다”…경기·인천서 ‘패닉바잉’ 조짐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이용안 기자(lee.yongan@mk.co.kr)

입력 : 2025.07.01 15:33:10 I 수정 : 2025.07.01 16:17:56
6·27 규제 후 첫 영업일
시중은 지역별 분위기 갈려
경기도·가격낮은 주택 관심
생활자금 대출 축소 불만커

비대면 주담대 재개까지
최소 2주이상 시간 필요


은행 창구 모습. 매경DB
수도권에서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 6·27 대책 후 첫 영업일인 30일 주요 은행의 수도권 지점에 대출 문의가 급증했다. 1일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에 비해 서울의 강남3구와 용산 등 은행 영업창구는 한산했다.

1일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도입으로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면서 서울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이 많은 경기·인천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은행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은행 창구에선 당장 LTV(담보인정비율)와 DSR이 어떻게 적용돼 얼마만큼 대출한도가 나올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이날 A은행 수도권 지점서 근무하는 한 은행원은 “내방 고객 중 서울 주택 마련을 고려하다가, 일산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우 평균 대출 규모가 2억~4억원 정도라 이 지역 부동산 시장으로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에 위치한 지점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조용했다. 6억원 대출 한도와 DSR 규제 강화가 예고된 상태라 서울에서 원하는 주택을 구입할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은행 측 설명이다.

다만 주택 구입이 아니라 생활안정을 위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한도가 확 줄어든데 대해 상당히 격앙됐다고 은행들은 전했다. 이번 대책에 따르면 생활안정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1주택자의 경우 1억원으로 축소되고, 다주택자의 경우 아예 받을 수 없다.

정책대출 한도 축소가 예고되면서 관련 문의도 크게 늘었다. B은행 관계자는 “정책대출에도 규제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디딤돌 대출 등을 받으려는 고객들의 걱정이 컸다”면서 “신혼부부와 청년 등의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에 1일부터 당장 적용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까지 더해지면 실제로 차주들은 대출에 어려움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3단계에서는 기존 주담대 뿐 아니라 신용대출, 기타대출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또 대상 금융사도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사로 모두 확대된다.

특히 연소득 1억원 이하의 경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대출 가능 금액이 최대 6억원 이하로 낮아져 체감 충격이 더 클 전망이다. 대출금리를 지난달 4월 신규 취급 평균 3.98%로 적용하고, 만기 30년, 원리금균등상환 조건으로 가정하고 계산하면 연 소득 1억200만원까진 3단계에서도 6억원의 대출이 가능해서다.

은행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자체 규정을 더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달 초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주담대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늘렸는데, 이번 정부 대책에 따라 다시 30년으로 줄었다. 대출 한도를 줄이는 요인이 되는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 등은 이미 농협은행 등이 시행을 시작했다. 다른 은행들도 검토중이다.

한편 신한은행은 30일 오후부터 비대면 전세대출을 재개했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은 비대면 주담대와 대부분의 신용대출을 막고 있다. 은행권에선 비대면 주담대 재개까지 2~3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들어 27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5조6928억원이 늘어나 753조774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월말 대출실행이 많고, 27일 급작스러운 대책 발표로 각 시중은행들이 이날 야근을 하면서 대출 승인을 서둘렀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6월 한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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