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왕’ KCC, 조선업 호황에 HD한국조선해양 지분 유동화

우수민 기자(rsvp@mk.co.kr)

입력 : 2025.07.04 13:34:27 I 수정 : 2025.07.04 14:38:33
해외 EB 발행해 8500억원 조달
美실리콘 자회사 인수금융 상환

상법개정에 추가지분 매각 주목


재계 ‘투자왕’으로 평가받는 KCC가 보유한 HD한국조선해양 지분 대부분을 유동화해 미국 자회사 인수금융 상환에 나선다. 조선업 호황에 따른 보유지분 주가 상승으로 쏠쏠한 금융수익을 누리게 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전날 이사회를 거쳐 HD한국조선해양 보통주 205만6580주를 기초로 한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교환가액은 주당 41만3125원으로, 기준환율(1359.40원) 적용시 약 8496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주관은 씨티와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이번 EB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MPM)’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유상증자 출자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에 활용된다.

KCC는 지난 2019년 SJL파트너스와 손잡고 MPM을 인수했다. 당초 뉴욕거래소 상장을 노렸지만 실적 악화에 상장을 철회하고 지난해 5월 FI 지분 전량을 매입했다.

이번에 KCC가 처분하는 HD한국조선해양 주식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2000년 최초 취득했다. 주당 취득가액은 17만2956원으로, 단순 계산시 수익률은 약 139%에 이른다.

지분 유동화 소식이 알려진 후 첫 거래일인 이날 오후 KCC 주가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HD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약 6%대 큰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CC가 EB를 발행하는 건 2009년 현대모비스와 현대중공업(HD한국조선해양) 주식을 기초로 EB를 발행한 이후 약 16년 만이다.

범(凡) 현대가인 KCC는 HD한국조선해양 외에도 HDC(1.79%), HDC현대산업개발(2.37%), HL D&I한라(9.78%), HL홀딩스(4.59%) 등에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확보했다.

또한 삼성물산의 경우 약 10.01%에 이르는 지분을 경영참여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2012년 1월 당시 비상장사던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처음 사들인 뒤 2015년 삼성물산 자사주 약 5.76%를 추가로 확보했다.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가치는 지난해 말 장부가액 기준 1조9527억원에 이른다. 이는 KCC 시가총액(약 2조8000억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KCC가 상법 개정에 발맞춰 금융자산의 전략적 활용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의 74%에 달하는 이자 비용에도 불구하고 보유한 금융자산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없다”며 “향후 상법 개정시 이사 책임이 주주까지 확대될 경우 쟁점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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