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K쇼핑하고 싶어도 못해요”…이것 하나 때문에 꽉 막힌 역직구

전경운 기자(jeon@mk.co.kr)

입력 : 2025.07.28 22:59:31
직구 8.1조, 역직구 1.6조
한은 역직구 활성화 방안서
“메일·SNS인증 활성화하고
페이팔·알리페이 도입해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역직구’ 시장이 까다로운 회원가입 절차에 가로막힌 것으로 나타났다. K팝·K뷰티 등 한류에 따른 한국 제품의 높은 인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가 해외 이커머스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직구’ 규모는 2017년 2조2000억원에서 2024년 8조1000억원으로 증가했으나, 반대인 ‘역직구’ 규모는 같은 기간 6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은은 국내 역직구 시장의 성장이 더딘 이유로 제3자 인증 방식의 까다로운 회원가입 절차를 꼽았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일반적으로 회원가입 시 국내에서 개통한 본인 명의의 휴대폰을 이용한 본인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 거주자가 아니면 회원가입이 불가능한 것이다.



특히 한은은 이 같은 본인인증 방식이 법이나 규제로 강제되고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국내 온라인 플랫폼들이 휴대폰 인증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그동안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주 이용 고객이 내국인이었기 때문에 해외 소비자를 고려할 필요성과 경제적 유인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국내 온라인 플랫폼들이 해외 플랫폼 수준으로 회원가입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 이커머스는 이메일 주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사용자 인증 방식이 일반적이다.

보고서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해외에서 발급된 지급 수단으로 결제가 어려운 경우도 많아 비자·마스터카드 등 해외에서 발급된 글로벌 카드나 페이팔·알리페이 등 해외 간편 지급 서비스도 결제 수단으로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회원가입 및 결제 측면에서의 이용 편의성 개선이 역직구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품 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해외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고 불만족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통합 물류 대응 서비스 이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배송물류센터(GDC)를 확충하면 보다 저렴하고 빠른 배송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이 주요 지역 GDC를 구축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민관이 협력해 GDC 확충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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