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지각변동] 한화생명, 자본확충 부담 없나
입력 : 2023.04.25 15:21:14
제목 : [IFRS17 지각변동] 한화생명, 자본확충 부담 없나
신종자본증권 10억달러 상환..."킥스비율 권고치 상회할 것"[톱데일리] 한화생명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면서 안정적인 자본 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3일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 시기가 도래한 외화 신종자본증권 10억달러를 상환했고 25일 밝혔다. 차환 없는 순상환이지만, 앞선 지난해 2월과 6월 각각 발행한 신종자본증권(7억5000만 달러)와 후순위채(4000억원)를 통해 미리 자본을 확충한 덕분이다.
관련업계에서는 IFRS17 본격적인 도입 직후 상환을 했다는 점에서 한화생명의 자본 적정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생명의 총 자본 6조3155억원 가운데 신종자본증권은 총 1조5584억원 가량이다. 최근 상환한 금액은 1조673억원으로, 자본에서 해당 금액 만큼이 제외되는 셈이다.
한화생명은 기존 회계제도(IFRS4) 아래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162.6%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에서는 100% 이상 유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당국의 권고치는 150% 수준이다. 신종자본증권이 가용자본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번 상환으로 요구자본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가용자본이 줄어들면 RBC비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 신 지급여력제도(K-ICS, 킥스) 비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RBC비율과 킥스비율 모두 '가용자본 대비 요구자본 비율'로 계산한다. 킥스 제도 하에선 요구자본으로 인식되는 항목이 많아져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자본이 커지면 가용자본이 같이 커져야 자본 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한화생명의 경우 가용자본에서 1조원 이상이 줄어들면서 킥스비율에 대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이를 대비해 최근 수년 간 비용 절감과 부동산 매각을 진행해 왔다. 한화생명은 2010년 상장 이후 11차례 결산배당을 해왔지만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2021년 회계연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결산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2020년에는 여 수 사옥을 매각한 데 이어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사옥 매각도 추진 중이다.
IFRS4 제도에선 투자 부동산 위험계수 9%, 투자 외 부동산 위험계수 6%로 계산했지만 킥스 제도 아래에서는 위험계수가 25%까지 오른다. 부동산을 많이 보유할수록 준비금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킥스비율에 대한 변동성을 제외하면 IFRS17 도입 자체는 한화생명 입장에서 긍정적이다. 일단 새로운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이 지난해 말 기준 9조6679억원이다. 생명보험 업계 2위로, 자산 규모에서 한화생명(약 117조원)을 앞서는 교보생명(약 127조원)보다 약 5조원 높게 책정된 셈이다. 순이익도 IFRS4 제도에선 3543억원에 불과했지만, IFRS17 적용 시 1조223억원으로 188.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될 경우 생보업계 '빅2' 자리를 두고 다투던 교보생명과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IFRS4 제도 하에서 순이익은 3952억원으로 한화생명보다 높았다. 하지만 IFRS17 제도 적용 이후 순이익은 3343억원으로 집계되면서 한화생명이 7000억원 가량을 앞설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제도 도입이후 한화생명의 경쟁 상대는 오히려 '섬성생명'이 될 전망이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별도기준 순이익은 6167억원으로 한화생명과는 두 배 가까이 격차를 벌리고 있었다. IFRS17 적용 시 삼성생명의 순이익이 1조2120억원으로 집계된 만큼 현재 두 회사의 순이익 격차는 2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삼성생명과의 경쟁 상황은 어떨까. 일단 삼성생명의 자산 규모(약 281조원)과 CSM 규모(약 10조원)를 고려했을 때 한화생명은 밀리지 않는 수익성을 가지고 있다. 자산은 2분의 1 수준인 반면 CSM 규모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수익성은 다른 문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보험 포트폴리오 구성을 비교해보면, 한화생명은 CSM 규모를 구하는데 불리한 '저축성보험' 비중이 삼성생명보다 크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전체 수입보험료(일반계정 기준) 18조6859억원 가운데 저축성보험은 7조7000억원대로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화생명의 경우 14조2264억원 가운데 저축성보험은 7조9000억원대로 그 비중이 55%를 상회한다.
일단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 상환 이후에도 자본에는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상환을 계획하고 있어 차환 없이 순상환 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진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당국의 킥스 적용 유예 접수도 신청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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