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베트남과 안보·공급망 협력 강화…'부산엑스포' 유치 전력

북핵·남중국해·희토류 등 전략적 협력 강화…현정부 최대 205명 경제사절·111개 MOU파리서 170여개국 상대 엑스포 홍보전에 직접 영어 PT도…한국 '기여외교' 부각
정아란

입력 : 2023.06.24 15:19:40


윤석열 대통령, 한·베트남 정상회담
(하노이=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2023.6.23 [공동취재] kane@yna.co.kr

(하노이=연합뉴스) 안용수 정아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귀국길에 오르면서 4박 6일 프랑스·베트남 순방을 마무리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핵심 협력국인 베트남 국빈 방문을 통해 안보·공급망 측면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 경제사절단과 함께 경제 협력을 확대한 것이 주요 성과다.

프랑스에서는 170여개국을 상대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전을 펼치면서 한국의 '기여외교'를 부각하는 동시에 '파리 이니셔티브'를 통해 디지털 국정 어젠다를 세계에 공유했다.

◇ 북핵·남중국해·희토류…베트남과 안보·경제 협력 강화 윤 대통령은 23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외교안보 전략적 소통 강화, 방위산업 협력 확대, 유·무상원조 확대, 핵심광물 공급망센터 설립 등에 합의했다.

희토류 매장량 2위 자원 부국과 공급망 센터 설립에 합의한 것은 미중 패권 경쟁 와중에서 중국의 '희귀광물 무기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회주의 체제 국가인 베트남이 북핵 문제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한 부분도 주목된다.

트엉 주석은 정상회담 뒤 공동 언론 발표에서 "베트남은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또 베트남과 중국이 영유권 갈등 중인 남중국해 문제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경의 퇴역함정 양도 등을 통해서다.

대통령실은 "특정 국가에 대한 반작용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중국 인접국으로서 대중 정책 방향성을 놓고 고민 중인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도 정상회담 뒤 공동 언론 발표에서 "베트남은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협력국"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프레스룸 브리핑을 통해 "지난 30년간 경제 협력을 통해 성장해온 한·베트남 관계는 한반도, 동남아, 인태 지역의 평화 구축을 위해 안보 협력을 구축해 나갈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와 상이한 정치 체제인 베트남이 주요 안보 파트너로서 역내 평화 구축에 함께 힘을 모을 걸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축하공연 출연진과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하노이=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축하 공연 출연진들을 격려하고 있다.2023.6.24 [공동취재] zjin@yna.co.kr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도 '1호 영업사원'을 자임했다.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에서 LG 미래 콘셉트카에 탑승하거나, 베트남 젊은이들과 '김치반미'를 맛보는 등 한국 제품과 서비스, 문화를 적극 알렸고 한·베 문화교류의 밤에서는 양국 젊은이 등 3천여명과 K팝과 V팝을 함께 즐겼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인 오찬에서 "경제 이슈가 없는 외교는 안 하려 한다"며 "기업이 작든 크든 관계없이, 우리 기업이 사업하는 곳이라면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를 비롯한 205명의 경제사절단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경제부처 장관들이 윤 대통령과 동선을 함께하며 힘을 보탰다.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역대 최다인 111건 업무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며 다방면에 걸친 협력 기반이 마련됐다.

한·베트남 문화 공연 관람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하노이=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2일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베트남 문화교류의 밤 행사에서 K팝 아이돌 AB6IX와 베트남 커버댄스팀의 합동공연을 관람하고 있다.2023.6.22 zjin@yna.co.kr

◇ 170여개국 상대로 부산엑스포 홍보전…韓 '기여외교'도 부각 윤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 방문에 앞서 방문한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를 계기로 현지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전을 펼쳤다.

지난 21일 BIE 총회에서 정상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 영어 프레젠테이션(PT)을 하며 한국의 엑스포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강남스타일' 싸이, 소프라노 조수미 등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윤 대통령 PT는 한국의 개발경험을 국제사회, 특히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는 '기여외교' 기조를 부각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민·관이 함께 마련한 공식 리셉션에도 참석, 170여개국을 상대로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리셉션에서 "대한민국은 전쟁 폐허에서 맨주먹으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어 여기까지 왔다"면서 엑스포를 통해 대한민국이 받은 혜택을 되돌려주고 싶다는 기여외교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 '미래·약속·보답·연대' 화두로 부산엑스포 프레젠테이션
(파리=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2023.6.21 [공동취재] kane@yna.co.kr

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규탄하며 북한 인권 침해 대응에 한목소리를 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법을 위한 공동의 약속에 의거해 북핵 위기에 결연히 대처하기 위해 한국을 지지하고 명백한 인권 침해 역시 지속적으로 단호히 규탄할 것"이라며 "한국의 최근 안보리 진출은 이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가 긴밀하게 공조할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불정상회담에서 유럽연합(EU)의 신규 무역입법 조치들로 한국 기업들이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마크롱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이차전지용 카본블랙 기업인 이메리스 등 유럽 첨단 기업 6곳이 총 9억4천만 달러(약 1조2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정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글로벌 차원의 디지털 질서 규범 관련 구체적인 원칙을 담은 '파리 이니셔티브' 구상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뉴욕 이니셔티브' 구상의 연장선으로, 디지털 질서 규범 확립을 위한 국제기구 설치 등이 골자다.

이번 순방은 윤 대통령 대선공약이었던 재외동포청 출범 후 첫 순방이었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과 석동현 민주평화통일회의 사무처장이 동행, 파리와 하노이 동포간담회에서 동포들의 애로를 청취하며 '든든한 울타리'를 약속했다.

한불 정상회담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파리=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2023.6.20 [공동취재] z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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