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대구·경북 차세대 성장동력, 이차전지 산업

이차전지 소재 수출 90.5%↑…시총 1위 등 산업지도 새로 써양극재 산업생태계 집중적 구축…핵심 원료 공급망 다변화 시급
홍창진

입력 : 2023.06.25 08:00:13


전기차 배터리 시장 (PG)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대구=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 이차전지 산업이 대구·경북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25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수년 새 지역 기업의 이차전지 소재 수출이 늘어나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대구·경북의 이차전지 산업은 수혜 품목을 확산하면서 지역 수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2030년께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 수가 급증할 전망인 가운데 대구·경북에는 전기차에 쓰이는 이차전지 공급망 내 배터리 소재 분야 기업이 다수 있어 고속 성장을 기대케 한다.

◇ 이차전지 산업 약진…지역 수출 견인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이차전지 산업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53.4%에 이를 만큼 선방했으며, 하반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는 이차전지 소재 품목이 구조적 성장(경기 변동에 상관 없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차전지 제조용 장비 수출이 호조를 보인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원료로 분류되는 '기타정밀화학원료'의 대구 수출은 2022년 31억2천600만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5월 18억3천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5% 증가했다.

이는 수출 품목별로 2, 3위인 자동차부품(5억1천700만 달러), 경작기계(2억2천700만 달러)를 웃도는 압도적 1위다.

또한 이차전지 장비에 해당하는 '화학기계' 수출은 올해 들어 5월까지 7천1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5.1% 늘었다.

경북에서도 기타정밀화학원료 수출은 철강(열연강판)에 이어 품목별 2위를 차지했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포항공장 조감도
[포스코퓨처엠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산업지도를 바꾸는 이차전지…코스닥 시총 1위 이차전지 산업은 과거 사과, 섬유로 유명했던 대구·경북의 산업지도를 새롭게 쓰고 있다.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대구·경북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42개 사 가운데 시가총액 1위는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포스코퓨처엠(경북)이다.

코스닥시장 지역 상장법인 75개 사 중 시가총액 1위도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엘앤에프(대구)다.

지역 경제의 상위권을 미래차의 핵심이 되는 이차전지 기업이 차지했다.

대구시는 2009년 이후 그린(친환경) 에너지와 이차전지 산업 육성에 힘써 해당 분야 기업들을 달성군 국가과학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등 주요 산업단지에 유치하는 노력을 펼쳤다.

시는 이차전지 분야 주요 기업 대상 투자설명회를 열고, 이차전지 관련 생산시설을 지역에 투자하거나 이전하는 기업에 투자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지역 산업구조 고도화 노력을 했다.

경북도 역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대용량 이차전지 산업에 전략적으로 진출해 전기차 분야 안전신뢰 기반 고성능 이차전지 기술개발 등을 추진했다.

이차전지 소재인 음극재
(세종=연합뉴스) 포스코퓨처엠 세종공장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음극재 제품.2023.4.23 [포스코퓨처엠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이차전지 공급망서 대구·경북 위상 높아져 대구·경북 지역에는 이차전자 공급망 내 '배터리 소재' 분야 기업이 다수 있다.

시·도의 방향 설정과 기업 투자에 힘입어 전기차용 배터리 셀(Cell·배터리 안에 양극판과 음극판으로 조합한 1조) 업체에 공급하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업체가 들어섰다.

이차전지 주요 소재 생산에 필요한 원료인 리튬, 전구체 등의 생산시설도 뒤따랐다.

특히 배터리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고도의 기술력이 있어야 하는 삼원계 양극재의 산업생태계가 지역 내 집중적으로 구축됐다.

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전기차 침투율(신차 중 전기차의 판매 비중)이 2019년 3%, 2021년 9%, 2022년 12%로 확대됐고, 2024년에는 21%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대구의 양극재 수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19.3% 성장했고, 2022년 지역 최대 수출품 자리에 올랐다.

경북에서도 포항을 중심으로 투자유치를 늘리며 양극재 수출은 5년간 연평균 285.3% 성장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양극재 수출에서 대구(24.52%)와 경북(18.78%)은 전체의 43.3%를 차지했다.



컨테이너 수출입 부두
[연합뉴스 자료사진]

◇ 원료 수입 공급망 다변화 시급…산업 전망 이차전지 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일부 국가에 집중된 원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이차전지 원료를 포함한 '기타정밀화학원료' 수입은 대구 21억 달러, 경북 19억4천900만 달러로 각각 수입품목 1위로 나타났다.

이차전지 생산 및 수출이 늘면서 핵심 원료인 리튬, 전구체 수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수산화리튬, 탄산리튬의 경우 중국, 칠레 비중이 높다.

전구체는 중국에 90% 이상을 의존한다.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돼 지역 이차전지 소재 수출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명진호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팀장은 "수년 내 대구·경북의 양극재 및 핵심 광물 생산능력이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지역 수출도 중장기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확대 효과를 온전히 누리려면 이차전지 관련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선정, 외국인 투자 유치 지원, 양질의 인력 공급 환경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alis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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